"후보 명단을 짜는 것이 더 힘든 상황입니다."
윤성효 부산 감독(51)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새 시즌 주전멤버(11명)보다 후보 멤버(8명)을 구성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했다. 기분좋은 하소연이었다.
부산은 올시즌 30명으로 선수단 인원을 소폭 줄였다. 윤 감독은 '옥석 고르기'에 한창이다. 날카로운 눈으로 선수들의 부상, 훈련 성과를 파악하고 있다. 부산과 태국, 홍콩 등 국내외 전지훈련에서 22명까지 추려 놓았다.
선수들은 현재 무한 경쟁 중이다. 윤 감독의 머릿 속에 확실하게 정해진 주전멤버는 없다. 기존 이름 값이 있는 선수들도 안전하지 못하다. 윤 감독은 "우리 팀의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기존 선수들이 이름 값으로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큰 코 다칠 것이다. 특출난 선수는 없지만 좋은 선수들은 많다. 노력하는 선수를 기용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감독이 부임한 이후 부산은 하루가 다르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워지고 있다. 지난 2년 간 선수들은 다소 억압된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다. 주입식 교육은 분명 장단점이 존재했다. 일사분란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은 탄탄했다. '질식수비'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반면, 창의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저조한 골 결정력은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부산은 지난 시즌 40골에 그쳤다. 스플릿시스템 이후 리그 불참을 선언한 상주 상무(29득점)에 이어 최저 득점팀이 됐다.
하지만 부산은 달라지고 있다. 윤 감독이 부여하는 자율과 칭찬은 선수들을 더 바짝 긴장하게 한다. '독도남' 박종우는 "이 좋은 분위기를 이용하면 안일하게 훈련하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 스스로 나쁜 마음보다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부터 스스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화는 신인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윤 감독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는 선수들은 스트라이커 이정기, 미드필더 정석화, 수비수 박준강이다. 실력이 출중하다. 정석화는 태국 촌부리컵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부산 유스팀(동래고) 출신인 이정기는 홍콩 구정컵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드래프트 3순위로 지명받은 박준강은 오른쪽 풀백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벌써부터 신인왕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윤 감독은 "2001년 송종국 이후 12년간 맥이 끊긴 부산의 신인왕을 만들어봐야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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