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별명이 뱀뱀이었을 겁니다. 자기 닉네임이 뱀뱀이라고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어요."
깊숙이 숨어있던 1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외야수 이진영이 네덜란드의 헨슬리 뮬렌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뮬렌 감독은 지난 2000년 SK 선수로 잠깐 한국 무대를 밟았다. 당시 쌍방울이 재정문제로 허덕일 때 영입한 선수로 하와이 전지훈련도 갔었다. 당시 고졸 2년차였던 이진영도 그와 함께 훈련을 했었다. "난 그때 햇병아리였다. 뮬렌이 그때 어린 나에게 잘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한국 배트의 질이 그리 좋지 않았던 시절. 미국산 방망이를 쓰던 뮬렌에게 많은 타자들이 그가 방망이를 구입할 때 함께 구입하기도 했었다고. 2000년 초 SK가 쌍방울 선수들을 기초로 창단하면서 뮬렌도 SK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허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14경기에 나서 타율 1할9푼6리에 그쳤고 SK는 뮬렌을 비롯한 쌍방울 때 영입한 3명의 외국인 선수를 5월에 모두 바꿨다.
뮬렌은 뉴욕 양키스에서 93년까지 뛴 뒤 94∼96년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뛰며 77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후 몬트리올과 애리조나에서 뛴 뒤 은퇴를 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타격 코치를 하고 있다.
이진영은 "그때 나랑 조금 친했는데 기억을 하지 않을까"하면서도 인사를 갈거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번 1라운드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네덜란드의 뮬렌 감독이 13년전 자신을 퇴출시킨 한국에 어떤 야구를 보여줄까.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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