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겐 두가지 고민이 있었다. 하나는 WBC에서의 팀성적이었고, 또 하나는 정규시즌에서의 개인성적이었다.
WBC 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속에서 선수들은 2006년 4강과 2009년 준우승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려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적어도 4강은 가야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아무리 선수 구성이 약했다고 해도 4강 탈락은 그동안 쌓아올린 강한 한국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결과이기 때문. 또 WBC 이후의 정규시즌도 불안했다. 이전 두차례 WBC에서 뛴 선수들이 그해 정규시즌 성적은 나빴던 경우가 많았다. 그에 대한 팬들의 우려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래도 몸상태를 한달 가까이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WBC이기에 그동안 시즌을 준비할 때와는 몸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번엔 결과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초반에 떨어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이 결승까지 갔다면 20일에야 WBC가 끝나게 돼 있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24일 끝나고 29일엔 정규시즌이 시작된다. 즉 한국이 결승까지 진출해다면 선수들은 WBC의 피로를 풀 시간없이 곧바로 정규시즌에 들어가야했다. 2006년과 2009년은 그렇게 진행돼 왔고 리듬이 깨지며 어려운 시즌을 치른 선수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엔 초반에 떨어졌다. 시범경기를 하기전에 끝나서 WBC 선수들은 9일부터 펼쳐지는 시범경기에도 출전하게 된다. 비록 WBC를 위해 몸을 빨리 끌어올렸지만 이제 다시 천천히 몸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게다가 예전과는 다른 강도높은 훈련은 정규시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도류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전지훈련은 소속팀 훈련보다도 강도가 셌다는 선수들의 전언. 당시 이진영은 높은 훈련량에 대해 "감독님이 WBC는 물론 정규시즌까지 배려해 주신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었다. 대표팀의 강 훈련이 정규시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WBC가 끝났지만 정규시즌이 있다. WBC에 실망한 야구팬들을 야구장으로 오게 하기 위해선 당연히 에이스들인 WBC 선수들의 활약은 필수다. WBC에서의 아쉬운 실패를 정규시즌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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