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 개막전 삼성과 두산의 1회초. 삼성 배영수의 143㎞ 투심 패스트볼은 약간 높았다.
두산 오재원의 방망이는 망설이지 않고 돌았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제대로 찍힌 타구는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왼손타자 오재원의 입장에서 약간 바깥쪽으로 쏠린 공을 왼쪽 펜스로 넘겨버린 것이다. 결국 시즌 첫 홈런이자, 지난해까지 교타자 오재원을 생각하면 의외의 장면.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렸다.
비 시즌동안 몸무게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달콤한 결과물이다.
그의 몸무게는 변화가 심하다. 지난해까지는 80㎏이 넘지 않았다. 78㎏ 정도였다. 힘이 부족했다. 날카로운 스윙을 자랑했지만, 파워가 부족했다. 최근 대부분의 투수들은 90㎏ 이상의 몸무게로 공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기술로 커버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당연히 몸무게의 한계도 극복해야 하는 문제였다. 결국 12㎏이나 체중을 불렸다. 체지방은 11%대로 비슷하게 유지했다. 근육량을 제대로 늘렸다.
그는 "라이트급이 아닌 미들급으로 붙고 싶었다"고 했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다. 하지만 과학적인 식단으로 차곡차곡 몸무게를 늘렸다. 그럴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구력과 순발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근육량을 늘렸기 때문에 그런 부작용은 최소화했다.
전지훈련이 시작됐고, 시범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드디어 실전에 돌입했다. 몸무게 유지에만 신경쓸 수 없었다. 그의 몸무게는 현재 85㎏ 정도다.
파워가 붙었다. 몸무게는 들쭉날쭉하지만, 그의 야구센스와 타격 테크닉은 전혀 줄지 않았다.
아직 몸무게 실험이 성공했다고 말하긴 쉽지 않다.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러나 출발은 좋다. 하지만 시즌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그의 개인통산 첫 만루홈런이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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