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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오르던 타선, 식을까 더 타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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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는 예민하다. 꾸준히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 페이스를 조절하게 되는데, 경기를 치르지 않고 휴식이나 연습만 하다보면 이 페이스가 급격히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대다수 지도자들의 휴식일정에 관한 일반론적 평가는 '투수에게는 유리하고, 타자들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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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생각하면 타격감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즌 초반 KIA타선은 뜨겁게 불타올랐기 때문이다. '김주찬 효과'로 인해 불이 붙은 타선은 이후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졌어도 여전히 뜨거웠다. 휴식 전까지 초반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4위(0.268)에 타점 1위(64개) 장타율 3위(0.363) 출루율 1위(0.385)를 기록했다. 이런 수치만 보면, 휴식일정이 KIA 타자들의 달아오른 타격감을 식어버리게 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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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페이스가 전반적으로 큰 폭의 하향 곡선을 그린 셈이다. 개막 초 한껏 힘을 냈던 KIA 타자들의 페이스가 상대 투수진의 집중견제와 피로감 등으로 인해 하향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이런 타이밍에서의 휴식은 오히려 선수들에게는 보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초반에 너무 잘 맞으면서 다소 흐트러진 폼이나 과도하게 소모된 체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결과적으로 휴식일정 이후 KIA 방망이가 다시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휴식에 앞서 바닥을 찍었기 때문이다.
체력 소모가 다소 많았던 KIA 투수진에도 휴식은 반가운 일이다. 개막 첫 주 5연승을 달리는 동안 KIA는 특유의 선발야구를 펼쳤다. 연승 기간동안 선발진들이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5승을 모두 챙겼다.
그러나 이 견고하게 보이던 KIA 투수진에 약간의 균열이 생겨버렸다. 일단 불펜진이 휘청였다. 신인으로 필승조 자리를 꿰찬 박준표가 9일 광주 두산전에서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너졌고, 윤석민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임준섭 역시 9일 두산전에 선발로 나왔다가 1⅓이닝 만에 6안타(1홈런) 4볼넷으로 4실점하며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선발의 한 축인 김진우도 가벼운 어깨 통증으로 인해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게 됐다. 급기야 11일 두산전에 김진우 대신 좌완 박경태가 임시 선발로 나서게 되면서 불펜진의 체력 소모가 많아지고 말았다. 크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그 상태로 계속 시즌 일정을 소화했다면 분명 엄청난 손실의 후폭풍이 몰려올 수 있었다.
물론 선 감독 역시 12일부터 시작되는 휴식일정을 감안했기 때문에 11일 경기에서 많은 투수들을 일부러 기용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재응이나 임준섭의 경우에는 등판 간격이 너무 길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어쨌든 선발과 불펜의 운용이 한 차례 크게 요동친 상황에서의 휴식은 KIA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지쳤던 투수진의 어깨에 달콤한 휴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우도 휴식 일정을 마친 뒤에는 다시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실패를 경험했던 젊은 투수들, 즉 박준표와 임준섭에게는 다시 한번 그날의 상황과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차피 이들은 KIA의 미래를 책임져줘야 할 동량들이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4일간의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 한 가지 KIA에 플러스 요인이 있다. 바로 휴식일정을 치르며 '에이스' 윤석민이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다. 윤석민은 4월말 복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KIA 입장에서는 경기를 적게 치르는 게 낫다. 휴식일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3경기를 덜 치르게 됐는데, 그만큼 윤석민의 공백 여파가 줄어들게 됐다.
때문에 이번 휴식일정은 KIA에는 여러모로 득이 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휴식일정 이후 KIA가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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