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타선의 폭탄은 6번 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이 난데없는 '폭탄론'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류 감독은 1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얘기를 하던중 지난 겨울 서오석 감독(56)의 명사 특강을 들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서 감독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금메달을 일궈낸 양궁계의 명장이다.
류 감독은 서 감독의 특강을 들으면서 몰라던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단체전에서 3명의 선수가 출전하는데 2번째 주자로 나서는 선수가 이른바 '폭탄'이라는 것이다.
보통 1번 궁사가 가장 잘 쏘고, 그 다음이 3번 궁사인데 중간에 나서는 2번 궁사는 그 가운데 기량이 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술상 부담이 덜한 가운데 자리에 '폭탄'을 배치해야 진짜 폭탄이 되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한국은 활을 워낙 잘쏘니까 2번째 주자가 딱히 기량이 떨어진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 중에 폭탄이라 사실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야구로 옮겨졌다. 그렇다면 야구 타선에서의 '폭탄'은 과연 몇 번일까.
곰곰히 생각하던 류 감독은 6번(타자)이 아니겠냐고 했다. "6번은 상위타선도, 하위타선도 아닌데 득점권 찬스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폭탄을 제대로 터뜨릴지, 아니면 제거하듯이 건너뛰어야 할 폭탄이 될지 가슴졸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삼성의 6번은 주로 박한이가 맡는다. 박한이는 올시즌 2번과 6번을 오르내리며 출전하는데 6번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류 감독은 박한이를 부정적인 의미의 '폭탄'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 류 감독은 "요즘 현대야구에서는 6번 타자가 타점과 득점을 많이 해주면 그 팀이 안정된 전력이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박한이는 13일 현재 9경기에서 10득점으로 팀내 1위이고, 타점에서는 팀내 공동 4위(5타점)이었다.
류 감독이 생각하는 야구의 '폭탄'은 양궁에서와 달리 필요할 때 터뜨려주는 효자였다.
"박한이는 6번 타자가 잘 어울리지만 테이블세터 역할도 잘해서 쓰임새가 많다"고 칭찬한 것도 그때문이었다.
목동=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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