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러가 나오기 시작하면 못 막는다고. 그런 힘이 없어."
한화 김응용 감독(72)은 매일 속이 탄다.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에 한숨을 내쉬는 것도 한 두 번이다.
7일 마산 NC전에서 8대4로 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8회까지는 경기 내용상 완벽하게 진 경기였다. 경기 후 "질 수 있었던 경기를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은 했지만, 속은 시꺼멓게 타들어갔다. 말과 어조가 일치하지 않았다.
7일 경기 전엔 모처럼 취재진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사실 김 감독은 패배가 많아지면서 아예 덕아웃에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은 팀 전력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자조 섞인 유머로 답하곤 한다. 최고령 감독이 선보이는 유머러스한 모습, 하지만 어딘가 애잔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김 감독은 마무리 송창식이 흔들린다는 얘기가 나오자 "내가 안 흔들리게 잡아줄까?"라며 웃었다. 하지만 잠시 뒤 "잘 던질 때와 못 던질 때 들쭉날쭉하니 미치겠다. 게다가 잘 던져도 에러가 나오면 못 막는다. 그래서 수비가 중요하다"며 입맛을 다셨다.
7일까지 한화는 9개 구단 중 네번째로 적은 17개의 실책을 기록중이다. 딱 중간이다. 기록된 실책은 많지 않지만, 경기 흐름을 좌지우지할 만한 실수가 많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김 감독은 "에러가 나와도 투수가 좋으면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린 조금이라도 빈틈이 나오면, 못 막는다. 투수들이 그런 실력이 안 된다. 그럴 만한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실책이 나오면, 그 회에 점수를 주나 안 주나 한 번 봐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 감독은 "사실 타자는 리딩히터를 3번 이상 해야 하고, 투수는 10승을 3번 이상 해봐야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같은 팀에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력으로 인정할 만한 선수가 얼마 되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이었다.
7일 경기에선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 김 감독의 말이 맞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재 한화 마운드의 사정상, 야수들이 좀더 분발해줘야 함은 분명하다. 투수와 야수는 서로 도와야 하는 존재다. 한 쪽만 잘 한다고 이길 수는 없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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