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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뻘인 선수들을 데리고 악전고투해서일까. 이젠 그에게 '푸근하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차갑게 말하자면, 보다 '인간적인'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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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가 많아지면서 덕아웃에서 김 감독을 보기 어려워졌다. 개막 후 13연패하는 과정에선 아예 양해를 구했다. 연패를 끊어낸 이후 8승1무7패를 기록했지만, 김 감독은 "3연전 중에 첫 날만 하자"는 식으로 취재진과 접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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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이브랜드의 조기강판 얘기가 나오자 "작살날까봐"라고 답하는 식이다. 어떤 투수가 흔들린다는 말엔 "내가 올라가서 안 흔들리게 잡아줄까"라며 웃는다. 일흔 넘은 나이에도 웬만한 젊은 이들보다 유머러스하다. 이때 갑자기 그가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승부사'다운 기질도 많이 누그러졌다. 그는 "옛날엔 지면 못 살았는데 요즘엔 부처님 비슷하게 됐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과거 심판을 배로 밀치며 과감한 어필을 하던 그는 없었다. 김 감독은 "항의하면 뭐하나. 아니 항의할 일이 없어. 우리 심판들이 메이저리그보다 잘 보는데 항의할 게 어디 있다고"라고 말했다.
그는 "옛날엔 기껏해야 카메라 2대 갖고 중계했다. 그땐 잠깐 하품도 하고 딴 짓 하다가도 카메라가 비추면, 딱 '폼' 잡으면 됐지"라며 "근데 이젠 너무 많아서 숨어도 다 잡더라. 어느 카메라가 잡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한화 선수들의 기복 심한 경기력이 매일 그를 들었다 놨다 하지만, 그는 솔직하고 편안해졌다. '어떤 선수가 기분 좋게 해주나'라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수시로 잘 하다 못 하다 해서…"라고 답하더니 이내 "어제도 무사 만루에서 죽는 정현석이 제일 미웠다가, 9회 결승타 치니까 제일 예뻐 보이더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내일도 나오실거죠?"란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이기면~"이란 말로 대신한 채 손을 흔들었다. 올시즌, 달라진 '코 감독'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아마 그를 들었다 놨다 하는 한화의 경기력에 달려있을 것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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