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한편의 반전 드라마다.
삼성 1루수 채태인(31). 그는 장외 타격왕이다. 21일 현재 0.380. 규정타석(111)에 3타석 모자라는 108타석. 무대 위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장내 타격 1위는 후배 배영섭(0.359). "난 관심 없다. 내가 원래 그런 타자도 아니고…. 네가 해라." 채태인의 말이다. 장외건 장내건 수치는 중요치 않다. 그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공이 배트 중심에 딱딱 맞고 있다는 사실. 야구장 출근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유쾌한 생활로의 반전. 얼마 되지 않았다. 2010년 뇌진탕 사건 이후 그는 내리막을 걸었다. 2011년 타율 0.220에 이어 지난해 0.207로 야구 인생에 '바닥'을 찍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가운데 복귀한 이승엽과 포지션 경쟁을 해야한다는 조바심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속된 말로 '멘붕'이 왔다. '안된다 안된다'하니까 더 안되는 상황. 악순환 고리에 걸려들었다. "완전히 무너졌죠. 계속 안된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최악의 상황. 변화가 필요했고, 결단이 필요했다. 지난 겨울, 절박함 속 강기웅 2군 코치의 1대1 도움 속에 타격폼 바꾸기를 시작했다. 핵심은 특유의 외다리 타법 버리기. "충분한 힘이 있는데 굳이 다리를 들 필요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랜 익숙함과의 작별. 쉽지만은 않았다. "자세는 한달만에 바꿨는데 적응이 쉽지 않았어요. 꽤나 시행착오를 겪었죠. (강기웅) 코치님의 도움 속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시도한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불안감과의 사투 속 꾸준한 시도. 대가가 있었다. "지금도 (유인구에) 속아요. 하지만 어이 없는 삼진은 많이 줄어들었어요. 타석에서 배트를 든 팔을 움직이지 말자고 생각해요."
채태인은 주 중 첫 경기였던 21일 대구 LG전에서 4회 동점 적시타와 5회 쐐기 2점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절망의 나락에서 탈출에 시동을 건 채태인. 포기하지 않고 내부로부터의 변화를 선택한 그가 '제2막'을 열어가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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