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박 민(27·강원)은 프로 5년차의 경력 치고는 낮선 선수다.
2009년 경남에서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11년까지 세 시즌을 뛰었지만, 조연에 그쳤다. 2012년 광주로 이적하면서 비로소 주전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팀 강등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다시 잊혀지는 듯 했다. 올 시즌 강원에서 전반기 11경기를 뛰며 다시금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그러나 박 민은 그저 '열심히 뛰는 수비수' 정도로 기억될 뿐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열심히 뛰지만은 않았다.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경남에서 3골, 광주에서 2골을 터뜨린 킬러 본능을 감추고 있었다. 1m84의 키에 뛰어난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 장악 및 위치 선정 능력으로 심심찮게 득점을 연결했다.
박 민이 시즌 처음으로 칼을 빼들었다.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2013년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서 팀이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16분 수비수에 맞고 방향이 틀어진 볼을 헤딩골로 연결했다. 교체투입 1분 만에 얻어낸 골이었다. 이 득점으로 강원은 시즌 2승째를 기록하면서 강등권 탈출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김학범 강원 감독은 "헤딩력이 있어 히든카드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강원은 수원전에서 승점 3 뿐만 아니라 '골 넣는 수비수' 박 민의 진가까지 확인하는 수확을 올렸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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