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부산에서 알아주는 투수였습니다."
롯데 손아섭, 정말 중학교 시절 부산 지역을 휩쓰는 강속구 투수였을까.
경기 전 홈팀 롯데 선수들의 훈련이 한창이던 부산 사직구장. 손아섭이 캐치볼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상대선수에게 롱토스를 하며 강견을 과시한 손아섭. 대뜸 "내가 지금 마무리 투수로 뛰고 있으면 몇 세이브를 기록했을까"라며 웃었다.
손아섭은 현재 롯데를 대표하는 중심타자. 타격과 최다안타 타이틀 획득을 향해 거침 없이 행진 중이다. 타고난 타격 재능을 인정받는 손아섭이기에 그가 투수 포지션을 소화했다는 자체가 어색한 일이었다. 손아섭은 "중학교(개성중) 때까지는 투수도 같이 했다"며 "나름 강속구 투수였다. 중학교 때 130km 초반의 구속이 나왔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전형적인 마무리 투수 스타일이었다고 설명. 손아섭은 "내 스타일을 보라. 그 때도 도망가는 일이 없었다. 구종은 오직 직구였다. 직구 하나로 부산 지역을 평정했다. 0B2S 상황서 한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감독님께 혼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고 진학 후 "너는 체형이 투수가 아닌 타자"라는 감독의 말에 투수 포지션은 포기했다고 한다.
당시 투구를 볼 수도, 기억할 수도 없으니 못믿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찰나였다. 손아섭은 "신본기에게 물어보라"고 당당히 말했다. 신본기는 손아섭보다 1살이 어린 경남중 출신이다. 같은 지역 팀들이었기 때문에 당시 연습경기를 많이 치렀다며 신본기가 자신의 투구를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본기에게 진실을 물었다. 대답이 걸작이었다. 신본기는 "아섭이형이 분명히 투수를 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 기억에는 직구가 아닌 나에게 던진 커브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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