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54홈런.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의 슬러거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보유하고 있는 시즌 최다홈런(55개)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2000년대 초 터피 로즈와 알렉스 카브레라가 55홈런까지 때리고도 넘지 못했던 벽을 앞에 두고 있다. 당시 상대팀 투수들은 오 사다하루의 기록을 지키기 위해 이들 외국인 타자를 집중견제를 했다.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랜디 바스는 역대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타격 3관왕에 올랐다. 그 역시 1985년 54홈런까지 때렸지만 오사다하루를 넘지 못했다. 당시 바스는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54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최종전 2경기의 상대는 오 사다하루 감독이 이끄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바스는 11일 일본 언론을 통해 "요미우리 포수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사실 그 때는 상대팀 포수가 왜 그런 말을 하는 지 몰랐다고 한다. 요미우리 투수들은 바스와의 정면승부를 피했고, 바스는 2경기에서 무려 6개의 볼넷을 얻었다.
바스는 이어 "오 사다하루 감독은 나에게 매우 잘 해줬고, 그의 지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바스는 그해 타격 3관왕(타율 3할5푼, 54홈런, 134타점)에 올랐고, 한신 타이거즈는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바스는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최다홈런 기록이 깨진다고 해도 오 사다하루 등 누구도 기분나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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