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 사령탑에 오른 김진욱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하지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지고 말았다. 감독으로서 처음으로 오른 가을잔치이다보니 여러모로 긴장이 된 나머지 원활하게 팀을 이끌어가지 못했다.
김 감독은 8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작년 준플레이오프 전날에는 무척 긴장되고 불안했다. 여러 상황을 떠올려보며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해로 두 번째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다보니 이런 불안감은 많이 희석됐다. 그는 "올해는 그래도 여유가 좀 생겼다. 여러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떠오른다"며 작년과 같은 미숙함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분위기에 덜 적응이 된 듯 했다. 정규시즌보다 몇 배나 많은 취재진이 감독 주위에 몰려 다양한 질문을 하다보니 김 감독도 슬슬 부담이 느껴졌던 것.
이럴 때는 '대타'가 필요하다. 다행히 두산에는 국내 최고의 입담을 보유한 선수가 있다. 바로 팀의 주장인 홍성흔이다. 쏟아지는 질문에 할 말이 궁해진 김 감독이 결국 뒤쪽에서 배트를 손질하던 홍성흔에게 SOS를 친다.
김진욱 감독 : (잠시 침묵하더니) "야, 성흔아. 나랑 바통 터치 좀 하자. 네가 와서 나 대신 말좀 해다오."
'핀치 히터'로 감독이 자신을 호출하자 홍성흔이 이내 특유의 너스레를 떤다.
홍성흔 : "감독님, 제가 어찌. 저도 지금 배트 손질하면서 기자분들한테 대답해주느라 바쁩니다."
그러자 김 감독, 무안한 듯 다시 구조 요청(?)을 한다.
김김욱 감독 : 야, 그럼 나도 배트 하나만 줘봐라. 그거라도 들고 있으면 덜 어색할 거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홍성흔이 이 말을 듣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다시 자리에 앉아 준플레이오프 전략에 대해 한 동안 취재진에게 설명해야 했다. '초보 감독'의 딱지도 떼고, 포스트시즌에 대한 긴장감도 털어냈지만, 여전히 김 감독에게 경기 전 인터뷰는 어려운 숙제였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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