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타이밍의 최적의 카드였다.
1승2패로 뒤진 LG로서는 막다른 골목. 8회 1-2로 뒤진 상황에서 LG 김기태 감독은 팀 마무리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LG. 8회 두산의 공격을 무사히 막고 9회 역전을 노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내일이 없는 LG에게 실점 확률을 최소화하는 투수는 봉중근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때 두산의 최대강점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포스트 시즌 들어 눈에 띄지 않았지만, 두산을 지탱하고 있었던 요소. 두터운 백업 요원이었다.
이날 두산은 LG 선발 우규민의 맞춤형 타선을 내놨다. 무려 5명의 왼손 타자였다. 왼손 봉중근이 들어왔지만, 대타 자원은 풍부했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카드는 최준석이었다. 준플레이오프 6타수 3안타, 2홈런. 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1안타로 부진했지만, 잘 맞은 타구가 호수비에 잡히는 등 타격 컨디션은 여전히 좋았다.
게다가 승부의 분위기는 명확히 '1점 싸움'이었다. 두산이 1점만 얻을 경우,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LG에게 주는 피로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포스트 시즌에서 가장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가 최준석이었다.
결국 8회말 봉중근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두산 김진욱 감독은 지명타자 최주환을 빼고 최준석을 대타로 기용했다.
볼카운트 1B1S 상황에서 봉중근은 괜찮은 3구를 던졌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128㎞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하지만 단 한차례의 기회에 집중하고 있던 최준석의 집중력은 너무나 뛰어났다. 수싸움에서 한 수 위였다. 봉중근이 장타의 위험을 대비, 바깥쪽 승부를 예상했다. 결국 바깥쪽 코스 공략을 위해 완벽히 집중하고 있던 상황. 결국 최준석은 소극적인 밀어치기가 아닌 정확한 타이밍에 힘을 실어 우측 펜스로 타구를 날렸다. 제대로 맞은 공은 그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어 113m 솔로홈런이 됐다.
두산에게는 한국시리즈 행 티켓의 확신을, LG에게는 절망을 안겨준 장면.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린 봉중근은 오재일에게 연거푸 중월 대형 3루타를 허용하며 완벽히 무너졌다.
팽팽했던 잠실 라이벌전을 사실상 끝낸 최준석의 솔로포. 4차전의 가장 강렬했던 '최준석 대타카드'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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