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10년 가을, 대구를 또렷히 기억했다.
플레이오프 삼성과 두산의 5차전. 연장 11회. 준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른 두산 선수들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특히 내야수 중 활동량이 가장 많은 손시헌은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2사 만루에서 나온 박석민의 애매한 내야타구. 유격수 앞으로 흘렀다.
그는 전력을 다했지만, 몸이 마음을 따라오지 못했다. 결국 타구를 잡지 못했다. 삼성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손시헌은 고개를 푹 숙였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손시헌의 실책이었다.
2년 뒤 그는 다시 대구 구장에 섰다. 무대는 달랐다.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
그는 포스트 시즌에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9경기에서 두산의 주전 유격수는 김재호였다.
김재호는 펄펄 날았다. 그럴수록 손시헌의 존재감은 작아졌다.
기회가 왔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손시헌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특수한 데이터도 감안됐다. 김재호는 대구에서 좋지 않았다. 반면 손시헌은 펄펄 난 경험이 있다.
결국 두산 코칭스태프는 고심끝에 손시헌을 주전으로 선택했다. 결국 그가 폭발했다.
2회 2사 1, 2루 상황에서 삼성 선발 윤성환의 공을 절묘한 중전안타로 만들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의 첫 타점이었다.
4회에도 좌전안타를 친 손시헌은 6-1로 앞선 6회 좌월 솔로홈런을 치며 그동안의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2년 전은 또렷히 기억이 난다. 당시 체력적으로 한계가 온 상태였다. 그때 배운 것이 있다. 경기내내 집중하기 보다 언제 집중해야 하고, 언제 체력안배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해 배웠다"고 했다.
그에게 대구구장은 애증의 그라운드다. 2년 전 뼈아픈 기억을 남긴 구장. 하지만 올해 부활의 전환점을 마련한 곳이 됐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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