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홈팀 삼성 훈련 시간에 박한이가 나왔다. 왼쪽 중지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나왔다. 몸을 풀고 조심스럽게 배팅 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했다. 타격 시 아픈 손가락이 울려서 히팅 포인트가 늦어졌다. 전날 기습 번트 후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다친 손가락. 결국 박한이의 2차전 선발 출전은 무산됐다.
박한이가 지켰던 2번-우익수 자리. 고대로 정형식이 물려받았다. 난 자리 티가 크게 나지 않는 삼성의 상처 치유력. 이번에도 유감 없이 발휘됐다. 정형식은 승부처에서 고도의 집중력으로 답답한 타선에 돌파구를 열었다. 0-1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정형식은 바뀐 투수 홍상삼의 공을 차분히 골라 볼넷으로 출루했다. 채태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귀중한 동점 득점 주자가 됐다.
1-1 동점이던 10회. 정형식은 다시 한번 선두타자로 타석에 섰다. 핸킨스에게 투스트라이크를 헌납했다. 불리한 볼카운트. 하지만 정형식은 또 한번 독수리 눈을 가동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3㎞짜리 바깥쪽 꽉 찬 듯 보이는 공을 골라냈다. 집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볼넷 출루. 정형식은 박석민 타석 2구째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과감한 승부 끝에 얻어낸 황금찬스. 하지만 삼성은 이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정형식으로선 후속타 불발로 끝내기 주자가 될 뻔 했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두산에 대량실점을 허용했던 13회 악몽. 삼성은 훨씬 전에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찬스메이커 정형식의 활약 속에 만들어진 삼성의 두차례 결정적 공격 찬스. 충분히 살리지 못한 점이 큰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1점을 뽑아내는 집중력 부족 속에 아쉽게 놓친 2차전. 덕아웃에 깔린 무거운 침묵 속에 박한이 역할을 소리 없이 메워준 정형식의 활약도 고스란히 묻혔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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