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그는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리는 대구구장을 찾아 직접 경기를 관전했다. 그룹 회장이 대구 원정길까지 찾아간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두산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의미다.
그는 경기 시작 20분쯤 전에 박정원 구단주와 함께 덕아웃으로 내려가 선수단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 승리만을 바라고 온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자칫 그룹 회장의 방문으로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안을 수 있는 선수단을 위한 섬세한 배려다.
그러면서 "요즘 많은 사람들로부터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보며 용기를 얻는다는 메시지를 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 취업란 등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두산의 선수들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고 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오늘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공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있다. 나 역시 끝까지 그들의 기대를 안고 응원할테니 우리 선수들 모두 끝까지 파이팅 하자"고 마무리했다.
박 회장의 야구에 대한 애정은 너무나 깊다. 평소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야구팬과 직접 소통한다.
6, 7차전 잠실야구장을 무료개방, 전광판 응원전을 벌이는 두산의 이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SNS에 한 야구팬이 잠실구장에서 응원하고싶다고 하자, 박 회장은 '건의해 보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결국 두산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잠실야구장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이벤트를 발표했다.
확실히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보통 구단의 오너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거나,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식의 말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긴다.
하지만 박 회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승리에 대한 부담감을 안을 수 있는 선수단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깔려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간절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두산 박 회장의 이례적인 행보는 스포츠단을 단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도구로 한정짓거나 소유물로 여기는 프로구단 오너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준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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