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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곤은 1차전 첫 타석에서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파울 홈런', 만약 그 타구가 폴대 안쪽으로 들어갔다면 한국시리즈 양상은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정병곤은 그렇게 첫 타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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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던 정병곤은 5차전에서 훨훨 날았다. 15타석 만에 나온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안타, 그것도 이날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5-5로 팽팽하던 8회 무사 1루에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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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병곤은 상대의 수비 움직임을 보고,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재치 있게 유격수 키를 넘기는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뒤이어 박한이의 2타점 결승타가 터지면서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은 대구로 갈 수 있었다. 정병곤의 재치가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승리였다. 홈을 밟은 정병곤은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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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류 감독은 정병곤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정병곤의 경북중-경북고 2년 후배인 김상수도 처음엔 우려 속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베테랑 박진만의 그림자는 컸다. 누구나 그런 과정을 겪는다. 갑자기 주전으로 도약하는 건 어렵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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