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의욕은 때때로 화를 부른다. 뜨거운 열정보다 차가운 냉정이 나을 때가 있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키킹 수비'가 이를 입증한다. '조금만 더 달리면 잡을 수 있다'는 열정이 화를 불렀다.
1-0으로 앞선 두산이 3회말 수비에 들어갔다. 삼성의 선두타자는 8번 진갑용. 파워는 있지만, 발이 느리다. 최근에는 파워도 전에 비해 떨어져 해결사 보다는 상위 타선으로 공격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
타석에 들어선 진갑용의 배트가 '딱' 소리를 냈다. 2회까지 1안타만 내줬던 두산 선발 니퍼트의 2구째를 잡아당겼다. 잘 맞은 타구는 좌측 외야로 날아갔다. 좌익수 왼쪽 앞에 떨어지는 안타성 타구 같았는데, 두산 좌익수 김현수가 혼신을 다해 뛰어갔다. 몇 발짝만 더 뛰면 눈 앞에 보이는 공을 잡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김현수의 의욕과 투지는 높이 살 만 했다.
하지만 냉정함은 부족했다. 욕심이었다. 이미 첫 스타트가 늦었다는 점을 감안했어야 했다. 직접 잡기보다는 한 호흡 참고, 원바운드로 처리해 단타로 막겠다는 판단력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혼신을 다해 타구를 잡으려고 뛰어가는 김현수는 이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김현수의 과도한 의욕이 동점의 화근이 되고 말았다. 김현수는 자신의 앞으로 떨어지는 타구를 향해 글러브를 아래쪽에서 내밀었다. 뒤늦게 늦었다고 판단한 듯 직접 잡기보다는 짧은 바운드로 처리하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판단의 시점이 늦었다. 게다가 달리면서 시선이 흔들린 까닭에 글러브의 방향도 정확하지 않았다. 결국 원바운드 타구는 김현수의 오른쪽 정강이에 맞고 좌측 파울라인 밖 펜스까지 튀어나갔다.
아무리 발이 느린 진갑용이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여유있게 2루까지 내달릴 수 있다. 무사 1루보다 무사 2루의 득점 확률이 몇 배나 높다는 것은 상식이다. 삼성은 뜻밖의 동점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런 기회를 놓칠 삼성이 아니다. 결국 삼성은 9번 정병곤의 희생번트로 진갑용을 3루로 보낸 뒤 1번 배영섭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동점을 만들었다. 초반 동점은 삼성의 기를 뜨겁게 살려줬고, 결국 역전의 발판이 됐다.
만약 김현수가 진갑용의 타구를 원바운드로 쉽게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진갑용은 1루에 멈췄을 것이다. 이때까지 니퍼트의 구위를 감안하면 무사 1루에서의 득점 확률은 현저히 낮아질 수 있었다. 김현수의 수비는 그런 면에서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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