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 없어."
삼성 김동광 감독의 입담은 해가 바뀌어도 최고였다. 자조 섞인 농담으로 힘겹게 시즌을 치러가고 있음을 드러냈다.
삼성과 오리온스의 경기가 열린 8일 잠실실내체육관.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4승17패로 6위를 기록하며 중위권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삼성. 이번 시즌 유독 기복이 심하다. 잘나가다가도 팀 밸런스가 활 무너지며 고전을 하는 경향이 있다. 김 감독은 "이시준, 임동섭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버리니 쉽지가 않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날 상대하게 된 오리온스는 상무 전역 예정인 허일영이 경기장을 찾아 추일승 감독에게 인사를 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오리온스는 허일영까지 오면 뛰고 싶어도 못뛰는 선수가 많아진다. A급 선수가 10명은 되는 것 같다"며 부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꺼낸 얘기가 "아무리 좋은 선수가 많아도 선수들이 딱딱 제 역살을 해줘야 강팀이 된다. 넣는 선수, 만들어주는 선수, 궂은 일 하는 선수 등이 1명씩만 있으면 팀은 돌아간다"고 했다. 김 감독은 모비스를 예로 들었다. 넣어주는 선수 문태영, 만들어주는 선수 양동근, 리바운드 등 궂은 일 하는 선수 로드 벤슨 등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 와중에 "삼성에는 어떤 유형의 선수들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김 감독의 일말의 주저없이 씁쓸한 웃음과 함께 "우린 다 없어"라고 답했다. 순식간에 라커룸이 웃음바다로 변했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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