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힘들어 할 줄은 몰랐어요."
WK-리그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박은선(28·서울시청)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성 정체성 논란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의연한 모습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풀리지 않는 문제 속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청이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실시한 유소녀 축구캠프에도 불참했다. 서 감독은 "(박은선이) '행사에 참가하지 않으면 안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마음 속에 응어리가 큰 것 같다.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해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우울증과 유사한 증세도 엿보인다"고 안타까워 했다.
'박은선 논란'은 답보상태다. 감독협의회 간사였던 이성균 전 수원FMC(시설관리공단) 감독 사퇴와 서울시청의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듯 했던 흐름은 이내 잠잠해졌다. 서울시청 측은 1월 내에 발표될 인권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서 감독은 "문제를 제기해놓고 책임지는 이들이 없다. 여전히 박은선의 올 시즌 WK-리그 출전 자격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며 "수군거림이 여전한데 선수가 마음을 잡기가 쉬울 리 만무하다. 이러다가 예전처럼 다시 방황하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은 14일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진행될 WK-리그 합동훈련에 참가한다. 박은선의 훈련 참가 여부는 미지수다. 논란의 주체였던 타 구단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 감독은 "문제가 명확하게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함께 훈련을 하고 볼을 찰 수가 있겠는가. 계속 설득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결론이 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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