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A 다저스에 입단해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류현진.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첫 해부터 14승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수준의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한국야구가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존재감을 알렸지만, 한국 프로야구 출신 투수의 성공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 토양에서 성장한 선수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그렇다면 타자는 어떨까. 국내 프로야구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는 아직 없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1번 타자로 인정받은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를 거쳐 성장했다. 이종범과 이승엽 이병규 김태균 이범호 이대호가 국내 팀에서 성과를 낸 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는데, 메이저리그 도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금전적인 문제가 미국행을 막았다. 이런 의미에서 넥센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27)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구단 스카우트들이 오승환을 체크하기 위해 국내 구장을 찾았을 때, 일부 스카우트가 강정호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메이저리그 팀들도 강정호의 잠재력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초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위해 방한했던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 관계자도 2년 연속 정규시즌 MVP에 오른 박병호와 함께 강정호에 대해 언급했다. 영입을 염두에 두고 거론한 게 아니고, 상대 팀에 대한 관심 표명 수준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인지도가 높아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강정호가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풀타임 7시즌이 된다. 구단이 동의 하에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강정호가 해외진출을 원한다면 히어로즈 구단도 선수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도 "기회가 된다면, 강정호를 메이저리그에 보내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야 한다.
프로야구 정상급 선수 대다수의 최종목표는 해외진출이다. 국내에서 최고로 인정을 받은 뒤 더 큰 무대에 서고자하는 꿈을 갖고 있다. 강정호에게 해외진출은 메이저리그를 의미한다. 그는 해외진출 이야기가 나오면 "혹시 간다면 일본보다 미국이 더 나을 것 같다. 일본은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많은 야구인들이 일본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는 게 낫다는 얘기를 한다. 세밀한 일본 스타일보다 힘과 힘이 맞붙는 메이저리그 스타일이 호쾌한 스윙을 갖고 있는 강정호에게 맞는다고 설명이다.
해외진출 꿈을 키워가고 있는 강정호에게 다음달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참가는 의미있는 행보가 될 것 같다. 히어로즈 구단이 주축선수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기 위해 결정한 것인데, 첫 번째 케이스가 강정호다. 강정호가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리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 우리와 다른 해외 팀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히어로즈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강정호가 올 시즌에 뛰어난 성적을 내면서 팀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래야 해외진출도 구체화 될 수 있다. 어쨌든 해외진출 꿈이 그에게 올 시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강정호는 최근 2년간 타율 3할2리, 47홈런, 178타점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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