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3사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세간이 떠들썩하다. 1억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카드런(은행의 뱅크런처럼 카드 재발급이나 해지를 요구하는 것)'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신용카드의 대중화가 이뤄진 만큼 카드 이용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 일부 로펌은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개인정보유출 관련 집단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1만원의 변론비를 지불하면 적게는 5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50만원까지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점을 내세운다. 인터넷 카페에서 집단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은 뒤 집단로펌에 문의를 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업계 일각에선 집단소송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소송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자칫 개인정보유출 피해자의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집단소송 카페 등의 진정성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소비자의 분노를 이용해 변론비를 챙기려는 일부 법조인들의 상술인지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우후죽순 늘어나는 집단소송카페를 통해 피해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2008년 인터넷쇼핑몰인 옥션의 해킹사태로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당시 저가의 변론비를 내세워 소송인을 모집, 수억원대 착수금만 챙긴 채 잠적한 일이 있었다. 2011년 네이트ㆍ싸이월드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당시에는 집단소송 카페 운영자와 집단소송을 대리하던 변호사 간의 뒷돈요구 관련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그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소비자의 분노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1만원의 저가 변론비와 많은 피해보상금만에 현혹돼 무조건적으로 소송에 참여를 하게 될 경우 자칫 변론비만 날릴 수 있고 항소를 할 경우 추가 변론비와 길어지는 소송기간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집단소송은 소송 기간이 길다.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당사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피해보상금을 100만원으로 책정한다고 했을 때 1만명당 100억원이 필요하다.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은 1억건, 4000만명 가량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40조원이 필요하다. 40조원은 박근혜 정부가 5년간 창조경제 예산으로 잡은 것과 맞먹는 규모다. 40조원은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카드3사의 존립자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만큼 피해자와 해당 기업 간 2차 피해 여부를 두고 법정공방을 치열하게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피해보상은 받기 위해선 소송당사자가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검찰은 현재까지 카드3사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 됐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법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고객 손해를 인정한 사례는 없었다.
만약 승소를 한다고 해도 일부 승소로 피해보상금액은 대폭 삭담될 가능성이 높다. 변론비가 적었던 만큼 개인정보유출 피해자들은 승소에 따른 피해보상금중 15~30%를 제외하면 소송당사자들이 받는 금액은 크지 않다.
물론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송참여에 앞서 해당 업체들이 믿을 만한 곳인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근 집단소송자를 모은 인터넷 카페 운영자가 변호사들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송에 참여하기 위해선 믿을만한 곳인지를 명확히 따져 본 후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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