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선덜랜드)은 컵대회과 궁합이 참 잘 맞는다. '컵대회의 사나이' 기성용이 다시 우승컵을 노린다. 자신의 통산 네 번째 컵대회 우승 트로피다. 선덜랜드는 3월 3일, 맨시티와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우승컵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기성용은 유독 컵대회와 인연이 깊다. 프로에 데뷔한 2006년, FC서울의 리그컵 우승을 지켜봤다. 2010~2011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에서 스코티시컵 우승을 차지하며 유럽 무대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특히 기성용은 결승전에서 선제 결승골(3대0 승)을 기록하며 셀틱 우승의 주역이 됐다. 2012~2013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에서 다시 컵대회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올시즌에는 컵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기성용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EPL 최하위인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했다. 아무리 단기전이라지만 전력상 선덜랜드는 조기 탈락 후보였다. 그러나 선덜랜드는 기성용의 활약에 순항을 거듭했다. 기성용은 첼시와의 리그컵 8강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후반 13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짜리했던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이었다. 기성용은 4강 2차전에서 맨유를 상대로 다시 진가를 발휘하며 컵대회와의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선덜랜드도 기성용과 컵대회의 인연을 미리 알고 있었다. 선덜랜드는 경기 전 판매한 맨유전 매치 매거진을 통해 '기성용이 셀틱과 스완지시티에서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리그컵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고 설명했다. 선덜랜드의 기대대로 기성용은 2년 연속 리그컵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선덜랜드는 1985년 이후 29년 만에 리그컵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23일) 성사된 '미니 한-일전'도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큰 관심이었다. 한국의 기성용과 일본의 가가와 신지(맨유)가 EPL 무대에서 첫 대결을 펼쳤다. 지난 시즌부터 기성용과 가가와는 총 5번(기성용의 스완지시티 시절 포함) 대결할 기회가 있었지만 서로 출전이 엇갈렸다. 4강 2차전에서 성사된 '미니 한-일전'에서는 1도움과 승부차기 골을 기록한 기성용이 웃었다. 맨유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가가와는 후반 16분 발렌시아와 교체됐다. 영국 언론도 기성용의 손을 들어줬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8점을 부여했다. 수 차례 선방을 선보인 골키퍼 마노네에 이은 팀내 평점 2위다. 가가와의 평점은 5점에 그쳤다. 양팀 합계 최저 평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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