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를 휘두르는 투수'. 야구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거의 나오기 힘든 장면이다. 그래서 상상만으로도 꽤 어색한 그림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해외리그에서는 이런 일이 다반사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역시 '타자'로 변신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때로는 '멀티히트'까지 기록하며 팬들을 들끓게 했다. 류현진의 소속팀 LA다저스가 지명타자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내셔널리그에 속해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데 어쩌면 일본 프로무대에 진출한 오승환 역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이 아닌 타석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장면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게될 한신이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에 속한 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7일(한국시각) 오승환의 타격에 관한 보도를 했다. 이 신문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오승환은 10년 이상 타격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서 "일본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타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선수라면 모든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 오승환은 "고등학교 시절에는 팀의 1번타자를 맡았다. 한국에서 프로가 된 후 타격훈련을 거의 안했지만, 일본에서는 팀 훈련 일정에 따르겠다"면서 타격훈련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승환이 실제로 타석에 서는 장면은 거의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오승환의 보직이 마무리인 만큼 경기 막판 팀이 앞선 상황에서 1이닝 정도만 던지게 된다. 때문에 오승환이 마운드에 선 뒤 다음 이닝에 타석에 들어서는 상황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 만약 오승환이 블론세이브를 해서 경기가 연장으로 간다고 해도, 계속 오승환이 마운드를 지키는 게 아니라 다른 투수로 바뀔 공산이 크다. 어쨌든 '타격하는 오승환'은 보기 어려울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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