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자금유출로 타격을 받을 신흥국들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외환시장 방어에 나서는 등 금융위기를 피하기 위한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흥국의 대응은 자국에서 빠져나가는 외화를 붙잡아 급격한 통화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금융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데 맞춰져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0일 미국 출구전략에 '취약한 5개국(Fragile 5)'으로 꼽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가 일제히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다음달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매달 6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8일 인도 중앙은행(RBI)은 기준금리를 7.25%에서 8.00%로 전격 인상하며 통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움직였다. 터키 중앙은행은 29일 주요 정책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금리를 4.5%에서 10%로 5.5%포인트나 대폭 인상했다. 30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인 레포금리를 5.0%에서 5.5%로 인상했다.
시장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며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 대응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신흥국들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취약 5개국'에 대한 중장기 전망은 좋지 않다. 경상수지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하지 않는데다, 인플레이션마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리 상승 시기에 신흥국들이 정책금리 인상에 가세하면, 세계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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