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배우들이 점령한 안방극장에 신선한 얼굴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남자배우들이 있다. SBS '따뜻한 말 한마디'의 박서준(26)과 MBC '사랑해서 남주나'의 이상엽(31).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최근의 추세와 달리 두 사람 모두 20대 중후반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 한 계단씩 밟아 올라왔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이들은 안방극장 세대교체를 이끌 재목으로 손꼽힌다.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왔다는 점도 향후에 더욱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게 하는 플러스 요소다.
돋보이는 존재감, 박서준
종영까지 2회 남겨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박서준 효과'로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중이다. 극 중 민수(박서준)는 사랑하는 여자 은영(한그루)이 매형과 불륜 관계였던 은진(한혜진)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결국 이별을 택했다. 은영을 모질게 밀어낸 뒤 뒤돌아서 숨죽여 오열하는 민수의 모습은 방송 후 크게 화제가 됐을 정도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빚어내는 갈등 상황에서 박서준은 극의 긴장감을 온전히 책임지며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했다.
2012년 '드림하이2'로 데뷔해 이제 막 신인에서 벗어난 박서준은 지난해 '금나와라 뚝딱' 이후 주연급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를 선택했다. 비중은 작아도 존재감은 주인공 이상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박서준은 자신의 촬영 분량이 끝나도 선배들 촬영을 모니터하면서 성실히 배우려 하고, 평소에도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면서 선배들과 연출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며 "디렉션에 대한 이해력과 흡수력이 워낙 좋아서 매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빛나는 발견, 이상엽
막장 없는 건강한 가족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사랑해서 남주나'에는 이상엽이 있다. 퇴직판사 정현수(박근형)와 홍순애(차화연)의 따뜻한 황혼 로맨스를 중심으로, 정현수의 아들 정재민(이상엽)과 은하경(신다은), 홍순애의 딸 송미주(홍수현)과 은하림(서지석) 두 커플의 로맨스가 극에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재민은 정현수의 외도로 태어난 아들로, 한동안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누나들과 갈등을 빚었다. 그리고 이상엽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연기로 호탕한 겉모습에 숨겨진 재민의 상처를 표현했다. 박근형, 유호정, 김승수, 한고은 등 선배 견기자들과 매끄럽게 어우러지는 이상엽의 성실한 연기는 단연 '발견'이라 할 만하다.
앞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와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비중 있는 조연급 연기로 주목받았던 이상엽은 '중고 신인'이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지만 서른을 넘겨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첫 주연작인 '사랑해서 남주나'는 그런 이상엽에게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안겼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상엽이 극중 아버지로 나오는 박근형의 연기지도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흡수하면서 나날이 성장하는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며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워낙 좋고 성실한 노력파라 현장 스태프들이 칭찬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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