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소치 동계올림픽 시작부터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려 있는 메달을 독식했다.
스벤 크라머(28)를 비롯한 네덜란드 3인방은 9일(한국시각) 벌어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금·은·동메달을 석권했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인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유명하다. 이날 추가한 메달 3개를 포함해 네덜란드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89개(금 30·은 32·동 27개) 메달 중 85개(금 28·은 30·동 27)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땄다. 점유율 95.5%에 이른다. 네덜란드가 국제 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하는 종목이 바로 스피드스케이팅이다.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에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우수한 신체 조건에서 찾을 수 있다. 속도를 겨루는 싸움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무게가 나가는 게 유리하다. 큰 키와 긴 다리, 긴 팔도 유리하다. 신체 조건상 동양보다는 서양 선수들이 유리한 배경이다. 그런데 네덜란드는 유럽을 포함해 서양에서도 독보적이다. 넓은 인프라와 환경적 요인이 네덜란드를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으로 만들었다.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축구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로 꼽힌다. 네덜란드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크라머는 '국가적 영웅'으로 불린다. 사회체육으로 국가적인 지원이 적극적이다. 선수 육성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네덜란드의 국가적인 헌신이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의 뿌리"라며 "겨울만 되면 스피드스케이팅에 쏟는 관심이 대단하다. 동계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특히 더하다"고 전했다.
이날 크라머가 금메달을 딴 현장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과 막시마 알렉산더 왕비 그리고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가 경기장을 찾아 힘을 실어주었다. 알렉산더 국왕은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라며 "네덜란드 선수들이 1~3등을 석권한 결과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크라머는 엄청난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했다"고 격려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대한 국가적 관심도를 보여주는 좋은 대목이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25% 가량이 바다보다 낮아 인공 제방과 수로가 발달했다. 겨울에 수로가 빙판이 되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손쉽게 스케이트를 즐기는 환경이 조성된다. 네덜란드에선 누구나가 쉽게 스피드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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