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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4분19초 만의 TKO 승. '209 윤형빈 의거'라 불릴만큼 온 국민의 가슴을 뻥 뚫어준 사건이었다. '임수정 사건' 이후 미세먼지처럼 차곡 차곡 쌓여온 반일 감정의 답답함. 윤형빈의 오른손 주먹 한방에 후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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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에서 전 국민의 응원과 관심을 한 몸에 모으는 '파이터'로 변신한 윤형빈. 그는 지금 어떤 느낌일까. 11일 오후 어렵게 연락이 닿았다. 스포츠조선이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의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
- 이상하게 경기 당일 긴장되지 않더라. 오히려 편안하게 임했다. 경기장에 오르고도 '조금 더 긴장해야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이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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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격투기를 접해서 한 것까지 하면 한 10년 정도 됐다.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3년 정도다. 그때부터는 서두원 선수랑 워낙 친하니까 팀에 가서 훈련도 같이 받으면서 했다.
-그렇다. 개그맨 하기 훨씬 전부터 친한 사이였다. 지금도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정말 누구도 우리를 모르던 시절에 '너는 격투기, 나는 개그맨으로 꼭 성공하자'라고 약속했었다. 이번 경기도 서두원 선수가 링 위에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고맙다. 서두원 선수가 경기 며칠 전부터 뇌진탕 증상이 왔었다.나한테 계속 자기를 때려보라고 시키더라. 연습 때 세게 때리지 않으면 실전에서 세게 나오지 않는다고 말이다. 머리가 어지럽고, 컨디션이 안좋은 게 보이는데도 '때려', '더 때려' 라고 말하면서 얼굴에 상처가 나고, 코피 터지고 그랬다.
개그맨이 격투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 아닌가.
-심적으로 부담이 컸다. 격투기 하기로 결정을 내릴 때만해도 방송에서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됐었다. 주변 지인들도 '개그맨이 격투기하면 사람들이 무서워할텐데 괜찮겠냐'라고 우려가 많았다.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꿈이니까'라며 순수하게 결정했다. 그런 결정에 많은 응원도 있었다.
어느 정도 훈련 강도였나.
-고비의 연속이었다. 스파링하고 연습하고, 체력훈련하고, 기술훈련하고, 대부분이 훈련으로 차있다. 한 번 훈련에 들어가면 한계치까지 도달해야 끝났다. 체력훈련을 하면 역기를 들다가,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쓰려질 수도 있겠다는 무아지경 상태까지 도달해야 끝났다. 무섭더라. 그렇게 매번 눈이 시퍼렇고, 핏줄이 터지고 메이크업을 하고 방송에 나갔다. 정말 열중해서 했다.
-하하. 통합짱이라니? 그 친구가 일을 부풀린다. 세 개 학교 통합짱이란 말은 부풀려진 것도 있고, 일정 부분 사실인 부분도 있긴 하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까 더 부풀려져서 걱정이다. 세 개 지역 짱이라고 하더라.
KBS2TV '남자의 자격'에 함께 출연했던 이경규가 응원 왔더라. 격투기하는 모습보고 어려워하지 않았나.
-전보다 거리를 두고 (내게)말하시더라. 사실 의외였다. 얼마 전에 격투기 나간다고 인사를 드리러 간 적은 있는데 직접 오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평소 무뚝뚝한 편이신데 너무 감사했다.내겐 영원한 큰 형님같은 존재다.
아내 정경미는 못왔더라. 아무래도 아내에게 거친 몸싸움을 보이는 것이 걱정됐을 것 같다.
-그렇다. 아내가 임신 초기라 위험하기도 하고. 마음 졸일 것 같아서 오지 말라고 했다. 그랬더니 나도 모르게 깜짝 이벤트를 해줬더라. 처음에 등장할 때 방청객 한 켠에 빨간색으로 '윤형빈 화이팅'이라는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그룹이 보였다. 정말 반가웠는데, 알고보니 아내가 미리 준비해놓은 티셔츠를 입어줬다더라. 저희 색시의 감동 이벤트였다. 격투기하는 모습 지켜보면서 꽤나 힘들었을텐데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곱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해야겠다. 하하.
향후 계획이 있다면.
-주어진 일에 뭐든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배운 경기였다. 다음주부터 다시 격투기 훈련에 돌입할 것이고, 방송인으로서도 더욱 재미있는 웃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인터뷰가 어렵게 성사됐다.
-경기가 끝나고 문자와 부재중 전화가 천 통이 넘더라. 지금도 인터뷰하다가 중간에 쌓여서 답 못한 것까지 너무 많다. 관심에 감사하면서도 일일이 답장을 못해 죄송하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