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애국가가 울려퍼지지 않아 의아했죠. 메달 수여식도 없었구요. 소치동계올림픽은 메달 색깔이 다 가려진 직후 플라워 세리머니로 끝을 냅니다.
수여식은 그 다음날 열립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첫 금맥을 캔 이상화(25·서울시청)의 메달 수여식은 13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각) 소치 올림픽 파크의 메달 플라자에서 개최됐습니다. 소치에서 처음 듣는 애국가라 감동의 물결은 더 진했습니다.
어느덧 대회도 반환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경기를 보면 관중석에 빈자리가 꽤 있습니다. 사실 소치는 두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은 그들만의 잔치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들레르는 소치의 위성 도시격입니다. 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곳이죠. 소치 시내에서 차로 약 40~50분 떨어져 있습니다. 올림픽 파크에 진입하려면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일반인은 꿈도 꿀수 없습니다. 경기장 티켓은 기본입니다. 티켓을 소지한 자라도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AD 카드를 별도로 발급받아야 됩니다. '테러 위협'에 대비한 러시아의 고육지책이지만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올림픽 섬'에 갇혀있다고나 할까요. 소치 시내의 시민들도 올림픽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담너머 불 구경하듯 먼나라 얘기일 뿐입니다.
그래도 위안은 있습니다. 올림픽 파크에는 24시간 음악이 흐릅니다. 귀에 익은 K팝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싸이의 '강남스타일'입니다. 유행이 지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강남스타일이 나올 때 가장 흥겨워 하는 것 같습니다. 몇몇 자원봉사자들은 말춤을 추며 흥얼거립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조직위는 8일 열린 대회 개막식을 준비하면서 참가자들의 오디션을 진행했습니다. 무려 1만명이 회심의 카드로 강남스타일을 꺼내들었다고 합니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곡입니다. 5세의 어린이부터 67세의 장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싸이의 노래에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고 합니다.
유명 인사도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9일 소치에서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D-4년을 맞아 '평창의 날' 행사가 열렸는데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비롯해 2011년 남아공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평창'을 외쳤던 자크 로게 현 IOC 명예위원장 등 거물급 스포츠 인사들이 총출동했습니다. 행사의 대미가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축하공연을 위해 소치로 날아온 걸그룹 플래쉬가 타이틀곡 '오예오'를 부르고 나서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나 싶던 순간 바로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러자 한바탕 잔치판이 됐습니다.
행사 참석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흥겨운 순간을 담으려 했고 경쾌한 리듬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겼습니다. 바흐 IOC 위원장도 음악에 맞춰 '말춤'을 따라 했습니다.
소치의 올림픽 열기에 아쉬워하다 강남스타일을 접하면 신이 납니다. 대한민국의 히트상품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세월을 잊은 것 같습니다.
소치(러시아)=스포츠 2팀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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