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신 차려야죠."
활짝 웃는 얼굴 뒤에는 굳은 결의가 묻어났다.
조찬호(28·포항)가 2014년 K-리그 클래식에 모든 것을 던진다. 전남 고흥에서 포항 선수단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조찬호는 "팀이 많은 대회에 나서는 반면, 선수가 많지 않다. 그만큼 내 역할도 중요해졌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조찬호는 2013년 포항의 더블(클래식-FA컵 동시 우승) 달성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저평가된 대표적인 선수 중 한 명이다. 후배 이명주(24) 고무열(24) 김승대(23)의 활약상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팀 내 최다득점(9골)을 올렸으니 수훈갑 평가는 그의 몫이나 다름 없었다. 기복이 문제였다. 전반기에 펄펄 날았으나 후반기엔 거짓말처럼 침묵했다. 전반기 19경기서 9골-1도움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 15경기서는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선발 자리도 후배들에게 돌아갔다.
초반에 너무 힘을 쏟았다. 조찬호는 전반기 클래식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많은 경기에 나섰다. 부상 없는 깔끔한 활약으로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너무 힘을 쓴 나머지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면서 후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태극마크는 아이러니였다. 생애 두 번째 A매치로 나섰던 지난해 8월 14일 페루전, 후반 교체투입 됐다. 그러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복귀해야 했다. 큰 무대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채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은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선수가 한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조)찬호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기복이 오기 시작할 때 이를 극복하느냐가 활약도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찬호는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그러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분전을 촉구했다. 조찬호 본인의 생각도 비슷하다. 그는 "아무래도 심리적 요인 탓에 하락세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올해가 선수 생활 끝이라는 생각으로 뛸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하는 조찬호는 "후회없이 그라운드를 뛰어 보고 싶다"며 유종의 미를 다짐했다.
고흥=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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