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빙판 위에 유난히 튀는 스케이트화가 눈에 띄었다. 바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최종병기' 심석희의 스케이트화였다. 녹색이었다.
그 녹색 스케이트화가 18일(한국시가) 더 빛났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남은 두 바퀴에서 2위로 처졌지만, 마지막 주자 심석희가 혼신의 레이스로 중국 선수를 제치고 반전을 일궈내 그녀의 녹색 스케이트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주목받았다.
이 스케이트화에는 감동의 사연이 숨어있다. 심석희는 지난해 3월 스케이트화를 맞췄다. 선물을 받았다. 오빠 심명석씨가 줬다. 제품은 고가다. 200만원을 호가한다. 오빠 심명석씨는 동생 스케이트화를 사기 위해 9개월 동안 햄버거 가게 배달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모았다.
심석희에게 오빠는 '제2의 아빠'였다. 심석희가 스케이트를 시작한 것도 초등학교 1학년 때 오빠를 따라서다. 동생에게 오빠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래서 오빠가 사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스케이트가 소중한 이유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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