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웃었다. 하지만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 한켠은 시렸다.
점수를 분석해보자. 기술점수(TES)의 기본 점수가 57.49점였다.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 판정을 받았다. 0.50점이 떨어졌다. 뼈아팠다. 수행점수(GOE)도 박했다. GOE 총점은 12.2점이었다. 스핀과 후반부 점프에서의 GOE가 대부분 1점을 넘지 못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GOE에서 14.11점을 받은 것보다. 1.91점이 모자랐다. 결국 여기에서 차이가 났다.
심판들의 국적을 보면 뭔가 의미가 있다. 테크니컬 패널의 키를 러시아인이 쥐고 있었다. 컨트롤러 역할을 맡은 알렉산더 라케르니크였다. 피겨스케이팅에는 심판들의 주관적인 관점이 가미될 수 밖에 없다. 테크니컬 패널은 점프의 종류와 그에 따른 기초점, 에지(스케이트 날)의 사용, 다른 기술 과제의 레벨(1~4레벨 점수)을 결정한다. 1차적으로 스페셜리스트가 판정을 한다. 이 역할을 프랑스인인 바네사 구스메롤리가 수행했다. 핀란드 출신인 어시스턴트 스페셜리스트 올가 바라노바는 보조 역할이다. 둘의 판정이 충돌하면 컨트롤러가 최종 결정을 한다. 또 컨트롤러는 수행 기술의 적합성을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스페셜리스트 두 명이 반대하면 컨트롤러의 결정이 채택되지 않지만 권한은 막강하다.
부진했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예상외의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그리고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지만 소트니코바가 그것보다 더욱 많은 GOE를 받은 것이 모두 우연의 일치일까. 한국 속담에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것이 있다. 뒷맛이 개운치 않다.
물론 김연아는 웃었다. 그래서 그 웃음이 가슴 시리도록 아린 밤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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