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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는 현실이었다. 김연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14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74.92점)을 합쳐 219.11점을 기록, 금메달을 놓쳤다.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보이지 않는 손'을 앞세워 프리스케이팅에서 149.95점(쇼트프로그램 74.64점)을 받았다. 224.59점으로 역전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216.73)가 동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러시아·200.57점)와 아사다 마오(일본·198.22점)는 5, 6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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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검은손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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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점수(GOE)인 가산점과 예술점수(PCS)는 심판의 몫이다. 9명으로 구성되는 데 프리스케이팅에서 의혹의 인물들이 포진했다. 발렌틴 피세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협회 회장의 부인 알라 셰코브세바(러시아)와 1998년 나가노올림픽 때 아이스댄스의 판정을 조작하려다 적발된 유리 발코프(우크라이나)가 포함됐다. 발코프는 1년간 자격정지를 당했다 복귀했다. 덫이 있다. 심판 판정은 모두 익명으로 점수가 게재된다. 투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리플레이 오퍼레이터인 알렉산더 쿠즈네소프도 러시아 출신이었다. 러시아가 주연을 맡았고, 그 외는 조연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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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트니코바의 프리스케이팅 첫 번째 점프과제는 김연아와 같은 트리프 러츠-트리플 토루프다. 출발부터 평가는 널을 뛰었다. GOE는 -1점과 3점, 극과 극이었다. 두 점수는 제외됐지만 1점을 챙기며 흐름을 탔다. 명백한 실수가 있었던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는 지나치게 관대했다. 기술점수는 인정받았고, GOE만 0.90점의 감점을 받았다. 스텝과 스핀 또한 두 발이 엉키는 장면을 연출하며 수준이 떨어졌지만 최고 레벨을 받았다. 스텝시퀀스의 경우 레벌 4에다 GOE가 무려 1.70점이었다.
PCS도 마찬가지였다. 프로그램 구성점수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눠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점수를 준다. 그리고 '팩터(Factor·1.60·프리스케이팅)'와 곱해 총점을 도출한다. 김연아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구성 점수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소트니코바와는 레벨이 다르다. 현실이 그랬다. 누가봐도 김연아의 예술성이 한 수 위였다. 그러나 PCS에서도 큰 차는 없었다. 김연아가 75.50점인 데 비해 소트니코바는 무려 74.41점을 받았다. 0.09점 차는 둘의 기술점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무의마하다.
김연아는 흠없는 완벽한 쇼를 펼쳤다. '클린 연기'였지만 심판은 외면했다. 소트니코바는 홈관중의 열광과 관대한 평가에 챙길 것은 모두 챙겼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지존이 바뀌었고,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의 최대 오점으로 남았다.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120점을 주고싶다는 김연아가 허무하게 웃을 뿐이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