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이 26일 KCC전에서 노승준의 수비를 제치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의 농구를 그 자체로 인정해준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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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나이츠 가드 김선형(26)은 저돌적이고 거침이 없다. 앞만 보고 달리는 스타일이다. 빠르고 끈끈한 SK 농구의 색깔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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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끔 좋지 않은 소리도 듣는다. 에너지가 넘치다보니 무모한 플레이가 많다는 지적이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지인들한테 전화가 오는데 김선형의 플레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자제좀 시키라는 이야기다"라고 밝혔다.
문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문 감독이 김선형을 만난지 올해가 세 번째 시즌이다. 김선형의 화려하고도 빠른 농구 스타일은 입단 당시 그대로다. 경험이 붙으면서 노련해졌고 시야가 넓어졌을 뿐이다. 김선형의 농구는 '큰 틀'에서 변한 것은 없다. 오히려 SK가 최근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게 된 원동력으로 김선형이 꼽힌다. 김선형을 향한 문 감독의 애정 역시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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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감독은 "선형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야 잘 하는 스타일이다. 나라고 한숨이 나올 때가 왜 없겠는가. 하지만 선형이는 하지 말라고 하면 자신의 농구를 하지 못하는 아이다. 그냥 내버려두고 잘 하는 것을 더욱 잘하게 해야 한다. 선형이 때문에 이긴 경기가 얼마나 많은가"라고 했다. '방목형' 선수라는 의미로도 들린다.
김선형은 올시즌 극적인 3점슛으로 팀을 두 번이나 구해냈다. 지난 11일 오리온스전에서 패색이 짙던 4쿼터 종료 1초를 남기고 불안한 자세에서 3점슛을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고, SK는 결국 3차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1월19일 KCC전에서도 67-70으로 뒤지고 있던 4쿼터 종료 4초7을 남긴 상황에서 3점슛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SK는 연장 승부에서 82대74로 승리했다. '왜 김선형인가', '승부처를 아는 선수' 등 감탄을 자아낸 경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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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26일 KCC와의 경기에서 1쿼터부터 분위기를 압도하며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김선형은 32분57초를 뛰며 9득점, 1어시시트,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변기훈과 애런 헤인즈의 활약이 너무나 빛나 김선형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그러나 김선형은 고비마다 빠른 돌파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고 자유투를 얻어냈다. 10점차 이상의 리드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주인공이 김선형이었다.
SK에게는 김선형의 농구가 '풀리는 날'이 많을수록 좋다. 문 감독은 "선형이가 앞으로 움직이지 않고 옆으로 왔다갔다 하는 날은 경기가 안되는 날이다. 그럴 때면 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밑을 향해 돌파하고 2대2 플레이를 하면서 실수도 나오고 해야 김선형의 농구가 되는 날"이라며 "그런 김선형 때문에 최부경이나 김민수에게 공간이 생기고 리바운드 타임도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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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평균 12.11득점, 4.6어시스트, 3.9리바운드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김선형은 코트에서 항상 바쁘고 열정적이다. 그리고 문 감독은 그런 김선형을 믿는다. SK에 김선형이 없다면, 김선형이 문 감독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