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도 스토리가 있다.'
최근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르는 '스토리슈머(Story-sumer)'는 이야기(Stor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이야기를 찾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소비자들이 차별화되고 감성적인 스토리가 담긴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스토리슈머를 사로잡고 있는 대표적인 예가 가방. 최근 히트 가방들을 보면 실용성은 기본이고 브랜드 고유 디자인에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꽉 차 있다.
각양각색의 브랜드 스토리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감성적 고리 역할을 하며 경쟁 제품과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해준다.
과거 1956년 모나코 왕비가 된 영화배우 출신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한 사실을 숨기려고 에르메스 백으로 만삭의 배를 가린 사진이 미국 라이프지 표지에 실리면서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이후 에르메스가 왕실의 허락을 받아 '켈리백'이라고 명명하여 스테디셀러가 된 것은 브랜드 스토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다.
세계 곳곳의 스토리 기저귀 가방에 담았다
제품마다 다른 패턴과 스토리로 '특별함'을 부여한 기저귀 가방이 있다. '페투니아 피클 바텀' 기저귀 가방은 미국 유명 디자이너 드네 존스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화려한 패턴으로 표현한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디자이너가 여행한 도시의 스토리와 감성이 다채로운 패턴으로 승화한 셈이다. 섬세한 자수, 여느 기저귀 가방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패브릭도 특징이다. 또 탈부착이 가능한 방수 소재의 기저귀 체인징 패드를 장착하고 있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리즈 위더스푼,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애용하고 있는 페투니아 피클 바텀은 패션 기저귀 가방을 컨셉트로 현재 세계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여행객을 바라보던 소년, 가방에 눈뜨다
여행용 트렁크의 대명사 '샘소나이트'에는 여행객을 바라보던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900년대 휴양지로 유명한 콜로라도 '덴버'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잡화상을 이어받은 '쉬웨이더'는 가게 앞에서 쉽게 찢어지고 망가지는 여행용 가방으로 불편을 겪는 이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여행용 가방을 만들기로 다짐한 쉬웨이더는 가죽가방 상점을 열어 튼튼한 여행용 가방 판매를 시작했다. 그의 가방은 개점한 지 2년 만에 수백㎞ 떨어진 곳에서도 구하러 올 정도로 인기를 끌며 미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해 유명세를 떨쳤다. 이후 쉬웨이더는 지금의 샘소나이트인 트렁크 회사를 설립해 900개가 넘는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100개국에 200개 이상의 본사 직영 매장을 소유하며 100년 넘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샘소나이트는 최근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인기에 힘입어 김수현 백팩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수포로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방
트럭 방수포로 만든 가방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의 탄생 스토리도 흥미롭다. 비 오는 날 자전거를 타면 가방이 젖어 늘 고민이었던 형제는 정체한 교차로에서 트럭에 씌운 방수포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 1993년 두 형제의 이름에서 유래한 프라이탁 회사를 설립, 버려진 트럭 방수포와 안전벨트를 수거해 가방을 제작했다. 방수포의 무늬, 색깔에 따라 가방의 모양이 각각 달라 소비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을 가질 수 있다. 현재 프라이탁은 재활용 가방 산업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350개 매장에서 매년 40만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재활용의 가치는 물론 흥미로운 브랜드 스토리와 하나뿐인 가방으로 독특한 취향을 가진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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