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구성 규정이 바뀌면서 올시즌 모든 팀들이 타자 1명씩을 영입했다.
9명의 타자 가운데 전지훈련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SK 루크 스캇(36)이다. 스캇은 200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며 9시즌 통산 13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08~2010년까지 3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치기도 했다. 역대 국내 무대를 밟은 외국인 타자 가운데 메이저리그 홈런수가 두 번째로 많다. 화려한 경력이 아닐 수 없다.
보통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외국인 타자는 한국 야구를 '아래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스캇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항상 연구하는 자세, 국내 투수들 파악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스캇은 전지훈련때 "시범경기 때까지는 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치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 오로지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고 스트라이크존이 어떤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스캇은 기존 SK 타자들에게도 좋은 모범으로 꼽힌다. 이만수 감독은 "스캇의 스윙을 국내 타자들이 본받아야 한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레벨 스윙을 한다. 물론 20~30년 동안 몸에 밴 타격 습관을 바꿀 수는 없지만, 스캇의 스윙은 기본에 가장 충실한 자세다"라고 평가했다.
스캇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날리며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의 위용을 뽐냈다. 그렇다면 시범경기에서는 어떨까. 8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볼넷 1개를 얻는데 그쳤다. 전지훈련에서는 투스트라이크 이후 공략하는 타격을 했지만, 시범경기 들어서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두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결국 첫 안타를 뽑아냈다. 4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스캇은 첫 타석에서 한화 왼손 선발 유창식을 상대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몸쪽 142㎞짜리 직구를 잘 잡아당겼지만, 2루수 정면으로 흘러갔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138㎞짜리 커터를 잘 공략했으나, 유격수플라이로 아웃됐다. 스캇은 덕아웃으로 들어오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전히 고민이 진행중임을 드러냈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 문제다. 국내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6회 타석에서 결국 안타를 뽑아냈다. 한화 왼손 투수 윤근영을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초구 스트라이크에 이어 2구 130㎞짜리 변화구에 헛스윙한 뒤 3구째 140㎞짜리 몸쪽 직구를 정확히 받아쳐 우익수 앞쪽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 감독이 칭찬했던 바로 그 '레벨 스윙'이었다. 스캇은 1루에 출루한 뒤 대주자 조동화로 교체됐다.
스캇에게 시범경기는 여전히 적응 기간이다. 무리한 스윙을 절대 하지 않는다. 다만 노리던 공이나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공략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스캇은 주루에서도 땅볼을 치고도 전력 질주하는 등 진지한 자세가 돋보였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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