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의 역사를 가진 여자 프로농구에서 대기록이 곧 작성된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이 오는 14일 열리는 '우리은행 2013~2014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하나외환전에서 승리하면 감독 통산 200승을 달성하게 된다.
지난 2007년 신한은행에 부임해 그해 10월29일 신세계(현 하나외환)를 꺾고 첫 승을 거뒀던 임 감독은 만 3년도 지나지 않은 2010년 10월24일 역시 신세계전에서 100승을 달성했다. 이어 3년4개월여만에 200승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여자 프로농구에서 당연히 첫번째 기록이다. 임 감독에 이어 정덕화 전 KB스타즈 감독이 171승으로 뒤를 잇고, 박명수 전 우리은행 감독이 138승으로 3번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임 감독을 제외한 현역 감독 최다승은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의 122승이다. 그만큼 차이가 크다.
임 감독의 대기록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높은 승률 때문이다. 임 감독은 10일 현재 258경기에 나와 199승59패, 승률이 무려 7할7푼1리에 이른다. 물론 120경기만에 100승을 달성했을 때의 승률인 8할3푼3리에는 못 미치지만, 엄청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이 부문 2위는 박명수 전 감독으로, 정확히 6할(138승92패)이다.
남자 프로농구에선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전창진 KT 감독이 400승을 돌파했다. 유 감독이 750경기만에 400승으로 5할3푼3리, 전 감독이 668경기만에 400승을 달성해 5할9푼9리를 올린 것과 비교해도 임 감독의 승률은 단연 압권이다.
이는 2007~2008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통합 5연패를 이끌며 '레알 신한'을 이끌었던 지도력 덕분이다. 임 감독은 2008년 12월19일 삼성생명전부터 2009년 10월22일 KB스타즈전까지 무려 23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008~2009시즌에는 19연승으로 37승3패, 무려 9할2푼5리의 승률을 올리기도 했다. 통합 우승과 연승, 한 시즌 승률 등 여자 프로농구의 대기록은 모두 임 감독이 가지고 있다.
남자농구보다 여자농구 감독들의 수명이 짧은데다, 한 시즌 경기수가 남자농구(54경기)보다 19경기가 적은 35경기인 것을 감안했을 때 임 감독의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임 감독이 올해 만 50세로 여전히 왕성하게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300승 돌파도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 감독은 지독하리만큼 철저한 선수관리, 끊임없는 작전과 전술 연구, 타고난 승부욕으로 여자농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정선민 하은주 전주원 등 개성이 강한 노장들을 신한은행이라는 울타리 속에 녹여 전성시대를 구가했던 것은 임 감독의 강력한 카리스마가 아니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강영숙 이연화 등 다른 팀에서 식스맨에 불과했던 선수들을 주전으로 성장시켰고 최윤아 김단비 김연주 김규희 등 '원석'과 같았던 선수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 이제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기둥으로 만들어냈다. 지난해 KDB생명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곽주영은 신한은행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임 감독의 뛰어난 조련 능력 덕분에, 신한은행은 선수 기용폭이 6개팀 가운데 가장 넓다. 신한은행이 통합 6연패(이영주 전 감독 기록한 2007겨울리그 통합 우승 포함)를 달성한 까닭에 매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후순위 선수를 뽑았던 것을 감안하면 그 능력이 더욱 도드라진다. 임 감독은 "아직 기록달성도 하지 않았는데, 소감을 얘기하는 것이 좀 그렇다"고 웃으며 "여기까지 오게된 것은 당연히 코트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 덕분이다. 나는 그 능력 발휘를 위해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학 감독을 하다가 프로에 입문하게 해준 곳이 여자 프로농구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크고 의미있는 기록도 남기고 싶다"며 "200승을 돌파한 후 300승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은근한 욕심을 드러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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