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투수들이 겨우내 새로 장착한 신 구종을 실전에서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여기서 통한다고 판단되면 정규시즌에도 던질 수 있다. 반대로 안 된다고 판단되면 그 구종은 올해는 사용하기 힘들다. 시즌이 시작되고 난 후 새 구종을 구사하는 건 큰 모험이다.
지난 겨울 동안 투수들은 '신 무기' 개발에 공을 들였다. 2014시즌, 외국인 타자가 3년 만에 다시 영입되면서 투수들도 좀 다른 구종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또 이미 다 노출된 뻔한 레퍼토리로는 기존 토종 타자들에게도 읽힐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투수가 새로운 변화를 주는데 가장 좋은 게 새 구종을 익히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너무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것 보다 확실하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이 몇 개 있는게 낫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투수들은 구종에 대한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일본 무대로 옮긴 오승환(한신 타이거즈)도 스플리터를 연마했다. 아직 정규시즌에 들어가서도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던질 지는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스플리터는 오승환이 국내야구에 있을 때에는 거의 던지지 않았던 구종이다. 오승환도 새로운 일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 구종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스플리터는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와 우에하라 고지(보스턴 레드삭스) 때문에 지난해 큰 관심을 끌었다. 포크볼과 거의 유사한 그립이지만 구속이 훨씬 빠르면서도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속기 쉽다. 다나카는 2010년 야구 잡지에 실린 브라이언 폴켄버그(현 라쿠텐)의 스플리터 그립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다나카는 스플리터로 지난해 정규시즌 24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요즘 국내리그에선 옥스프링과 채병용(SK)이 너클볼을 점검하고 있다. 옥스프링은 이미 너클볼을 실전에서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익혔다. 지난해 거의 안 던졌지만 올해는 던질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지난 8일 NC전에서 너클볼 7개를 던졌고, 타자들의 눈을 속이는데 성공했다.
채병용도 전지훈련 캠프에서 너클볼 구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채병용은 너클볼을 올해 승부수로 생각하고 있다.
NC 토종 에이스 이재학의 경우는 커브를 던지려고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혼란시켰다. 커브까지 던질 수 있다면 타자들은 더욱 헷갈릴 수 있다.
이재학은 커브를 잘 던질 수 있다면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두산 마운드의 핵심으로 성장한 유희관은 겨울 내내 포크볼을 연마했다. 그는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고전했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무려 3할3푼2리였다. 유희관은 좌타자를 상대로 좀더 수월한 승부를 위해 포크볼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투수라면 저마다 새 구종을 개발하고 익히기 위해 노력하게 돼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들이 빛을 보려면 꾸준함과 동시에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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