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이 지난해의 불운을 털어내고 에이스의 본색을 되찾았다.
양현종은 12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로 나왔다. 시범경기 첫 등판. 지난해 전반기에 다승 1위(9승)를 기록하다가 6월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옆구리를 다친 뒤 맥없이 추락했던 양현종은 오랜 시간 재활에 공을 들였다. 몸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려 다시 한번 지난해 전반기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런 노력의 시험무대. 상대는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몸상태만 정상적으로 뒷받침된다면 어떤 타자와 마주해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 했다.
구위 역시 지난해 전반기를 연상케했다. 이날 결국 양현종은 4이닝 동안 무안타 1볼넷 3삼진으로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공을 던질 때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베테랑 포수 김상훈과 호흡을 맞춘 양현종은 최고 147㎞의 직구를 위주로 공격적인 피칭을 했다.
첫 상대인 서건창에게 던진 초구와 2구는 모두 볼. 스트라이크존을 약간씩 벗어났다. 그래도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6구만에 서건창을 2루수 땅볼로 처리. 다음 강지광과 윤석민은 더 적극적으로 승부에 임한 끝에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 투구수는 17개. 서건창과 윤석민에게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던진 탓에 투구수가 약간 많았다.
하지만 2회부터는 좀 더 빠른 타이밍으로 타자를 처리했다. 강정호는 중견수 뜬공, 김민성은 3루수 땅볼, 오 윤은 포수 파울 플라이. 여기에 소요된 투구수는 12개. 세 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몸쪽과 바깥쪽 코너를 찌르며 범타를 유도했다.
양현종은 4회 1사 후 박헌도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허도환을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해 또 세 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 역시 삼자범퇴. 시간이 갈수록 구위는 안정적이었고, 힘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날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따낸 양현종은 "전체적으로 김상훈 선배의 리드대로 편하게 던졌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릴 때마다 선배가 여러 조언을 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포수 김상훈의 리드에 우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율이 낮은 점에 관해서는 아쉬워했다. 양현종은 "앞으로 투구수 관리를 위해서라도 초구부터 좀 더 적극적인 승부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양현종의 몸상태는 100%까지는 아니다. 그는 "스프링캠프보다는 컨디션이 올라온 상태인데, 개막에 100%로 맞추겠다"며 아직도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했다. 과연 양현종이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고,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릴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목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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