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연기자들이 무서운 기세로 영화 드라마를 점령하며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아역이 출연한 작품들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아역들의 연기가 성인 연기자 못지 않게 눈에 띄는 것. 이들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김희애의 21년만의 스크린 컴백작 '우아한 거짓말'에는 아역배우 김향기와 김유정이 출연한다. 김향기는 이미 MBC 수목극 '여왕의 교실'에서 고현정과 연기대결을 펼칠만큼 그 능력을 인정받은 아역배우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번 그 연기력을 과시하며 충무로 관계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왕따'로 인해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천지 캐릭터를 담담하게 표현해내 극찬을 받았다. 김희애는 김향기에 대해 "(김)향기가 감정신이 많아 내가 조심스러웠지만 건드리면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이 연기에 잘 몰입하더라. 나는 아직까지도 눈물 연기가 힘든데 향기는 정말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카메라 밖에서는 정말 밝아서 '참 잘자랐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유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거의 처음인 악역 도전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극중 '왕따'를 주도하는 화연 역할을 맡아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줬다. 김희애는 김유정에 대해서는 "그 또래만 보여줄수 있는 감성을 제대로 보여줘서 깜짝 놀랐다"고 평가했다.
영화 '몬스터'에서는 아역 안서현이 김고은 못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그는 단둘이 함께 살던 언니를 살인마 태수(이민기)에게 잃고 김고은에게 찾아온 나리 역을 맡았다. 나리는 극의 갈등 코드를 이끌어가는 '몬스터'의 주요 캐릭터인데다 복순(김고은)과 함께 코믹한 요소까지 만들어가는 인물이다. 여기서 안서현은 눈물연기, 코믹 연기 등 장르를 불문한 노련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고은은 함께 호흡을 맞춘 안서현에 대해 "어렸을 때 '하녀'라는 영화에 나온 친구다. 경험이 많고 성격도 의젓해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극중에 복순이 나리에게 많이 의지하고 어리광도 부리는데 그걸 다 받아주는 연기를 보면 보통 아역배우가 아닌 것 같다"고 평했다.
SBS 월화극 '신의 선물 14일'(이하 14일)에서 한샛별 역을 맡은 김유빈도 눈에 띄는 아역이다. 그는 이미 지난 2011년 MBC드라마 '애정만만세'에서 이보영과 함께 출연한 바 있다. 이후 '공주의 남자' '천명' 등을 통해 연기력을 입증했고 '14일'에서는 가능성을 폭발시키고 있다.
이같이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극에서 큰 역할을 하며 눈길을 끌고 있는 것. 한 영화 관계자는 "요즘은 아역 배우들도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데뷔를 하기 때문에 연기의 기본 바탕이 튼튼한 편이다. 그래도 요즘 두각을 나타내는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놀랍다는 생각만 든다"라며 "특히 '우아한 거짓말'과 '몬스터' '14일'은 아역들이 작품을 지탱하는 힘이 크더라. 그래서 이들이 성장한다면 예전과 다르게 성인연기자로서도 무리없이 변신할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실제로 이 아역배우들이 성인 연기자들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연기로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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