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보면 아실겁니다."
LG 트윈스 뉴 캡틴 이진영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있었다. 단순히 주장으로서 정치적으로(?) 자신감을 표출하는 차원이 아닌, 뭔가 믿는 구석이 확실히 있으니 우리를 지켜보라는 당부의 말이었다. 2014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장 이진영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저 벌써 쿠세 잡혔나봐요."
개막을 앞두고 만난 이진영은 "매 시즌 이 때가 되면 설레는 느낌"이라며 "올해는 주장까지 맡아 부담도 조금 느낀다"고 밝혔다.
이진영은 새롭게 주장직을 맡은데 대해 "나는 앞에 나서서 확 팀을 이끄는 스타일이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선수단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주장으로서 나서야 할 때는 나서야 하는 법. 특히, 후배들의 기강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보인다면 주장이 총대를 메고 싫은 소리를 해야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이진영의 반응이 걸작이다. 이진영은 "벌써 쿠세(야구에서 습관을 의미하는 은어)가 잡혔나보다"라며 웃고 만다. 자신의 심기가 조금 불편해지면, 눈이 찢어지며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표정이 나온다고 한다. 후배들이 이 표정을 보면 어느 순간 싹 주위에서 사라진다. 이진영은 "멋지게 한 소리를 하려고 해도, 주위에 아무도 없어 나 혼자 뻘쭘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농담 섞인 얘기. 그만큼 주장으로서 특별히 후배들에게 지적할 부분 없이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유쾌하게 표현한 것이었다. 이진영은 "보통 긴 스프링캠프를 치르다 보면 이런저런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기곤 하는데, 올해는 정말 사소한 것이라도 불미스러운 일이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왜 자신감 넘치는지 알게 될 것."
이진영은 LG의 전력에 대해 "젊은 선수들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우리 고참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정도다. 우리도 지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그렇게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었다. 선수들이 이제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메우려 한다. 지난 시즌 가을야구를 한 것이 정말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감격을 누렸다. 10월 5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두산을 꺾고 극적으로 2위를 차지했을 때, 선수들은 마치 우승을 차지한 듯 감격스러워했다. 다른 팀들이었으면 몰라도, LG였기 때문에 그 모습이 과한 기쁨의 표출이라고 하기 어려웠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감독도, 선수들도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는 목표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이진영은 "LG가 지난 한 시즌 잘한 것 가지고 너무 기가 산 것 아니냐며 지적하고, 웃는 분들도 계시더라"라고 말하며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자신감이 넘친다. 시즌 뚜껑을 열어보면 왜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이 넘쳤는지를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화끈한 출사표를 던졌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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