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최대 화제는 고졸 신인 LG 임지섭의 데뷔전 승리였습니다. 3월 30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임지섭은 5이닝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었습니다. 임지섭은 고졸 신인 투수가 데뷔전에 선발승을 따낸 프로 통산 네 번째 기록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6년 전 LG에는 임지섭 못지않은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고졸 신인 투수가 있었습니다. 우완 정찬헌입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신인 2차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정찬헌은 그해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3월 29일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가운데 문학구장에서 치러진 SK전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것입니다.
4:4로 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이승호를 구원 등판한 정찬헌은 볼넷 2개로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조동화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습니다. 7회말에는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박정권, 박재상, 최정을 삼진 처리하며 기염을 토했습니다. 9회말에는 이진영 등 SK의 중심 타선을 삼자 범퇴시켰습니다.
정찬헌의 데뷔전 등판 기록은 4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이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린 비로 마운드가 미끄러워 제구를 잡기 어려웠으며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 SK이고 개막전이자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호투였습니다.
아쉽게도 정찬헌은 타선의 뒷받침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가 역투하며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있는 동안 LG 타선은 조웅천 등 SK의 철벽 불펜에 눌려 동점의 균형을 깨뜨리지 못했습니다. 만일 정찬헌이 득점 지원에 힘입어 승리 투수가 되었다면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르며 승리를 따낸 고졸 신인 투수라는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경기는 정찬헌에 이은 마무리 유규민이 연장 11회말 선두 타자 대타 정상호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해 LG의 5:4 패배로 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선발 투수에 버금가는 긴 이닝을 소화하며 호투한 정찬헌의 데뷔전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시즌 초반 신인왕 후보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LG의 투수진은 매우 허약해 '소년 가장' 정찬헌은 선발과 불펜을 오간 끝에 13패(3승 2홀드)로 최다패 투수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이후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병역 복무를 거치며 정찬헌은 어느덧 프로 7년차 투수가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3월 30일 두산전에서 '괴물 신인' 임지섭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승리를 지킨 선배 투수 중 한 명으로 정찬헌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8회말 등판해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것입니다.
정찬헌은 필승계투조의 일원으로 활약할 전망입니다. 그가 신인이었던 2008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LG의 마운드는 탄탄해졌습니다.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강속구를 뽐내며 차세대 마무리로 거론되고 있는 정찬헌의 2014시즌이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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