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들어서기 전부터 노리고 있었죠."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2차전이 열린 5일 울산 문수구장. 경기는 롯데가 초반 기선을 제압하며 시작됐다. 롯데는 1회 4번 최준석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나갔다. 이어진 무사 1, 2루 찬스. 강팀 삼성이기에 롯데는 확실히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었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5번 박종윤이었다. 이 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박종윤이 기습번트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박종윤은 세밀한 작전수행보다는 시원한 타격이 돋보이는 선수.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습번트 타구가 투수와 1루수 사이로 흘렀다. 본인은 아슬아슬하게 1루에서 아웃이 됐지만 주자들이 안전하게 한 베이스씩 진루했고, 이 번트가 발판이 돼 롯데는 추가점 2점을 더 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경기를 지켜본 롯데 관계자는 "박종윤이 이런 기습번트를 댄 것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놀라워했다.
번트는 작전이었을까. 6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롯데 김시진 감독은 "가장 잘치고 있는 타자 아닌가. 강공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본인에게도 확인했다. 박종윤은 "번트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번트를 댔을까. 박종윤은 "2점을 선취한 상황에서 1~2점만 더 나도 경기가 쉽게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무조건 주자를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때 대기 타석에서 '내가 기습 번트를 대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해야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사전 치밀하게 준비된 작전이었던 것이다.
단순한 기습번트로 보기 힘들다. 자신감의 표현으로 봐야한다. 박종윤은 개막 후 5일 삼성전까지 14타수 6안타, 4할2푼9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최준석, 루이스 히메네스가 가세하며 1루 경쟁이 치열해졌고 더욱 절박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한 효과가 잘 나오고 있다. 박종윤은 "열심히 준비했다. 스윙도 바꾸고 심적으로도 많이 준비했다. 항상 자신있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석에서 여유가 생기자 단순히 공을 때려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김 감독도 이런 박종윤의 활약에 흐뭇한 눈치다. 김 감독은 "히메네스의 부상은 다 나은 것으로 알고있다. 아파서 못나오는게 아니라 못해서 못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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