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은 남자들만의 진짜 세계를 궁금해 한다.
솔로 남자가 아닌 진짜 남자들의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 KBS2TV '1박2일 시즌3'와 MBC '진짜사나이'였다. '1박2일'은 7명의 남자 스타들의 1박 2일동안의 여행기라면 '진짜사나이'는 군대 이야기다. 말 그대로 여자들은 낄 수 없는 남자들의 세계다. 그래서 여자들은 남자들이 지들끼리 있을 때 무엇을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귀를 쫑긋 세운다. 국민 예능으로 불렸던 '1박2일 시즌1'의 최고 히트 상품은 강호동과 '복불복'이었다. 너무도 마초스러운 강호동 대장과 피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복불복'을 보는 여자들은 남자들의 말도 안되는 유치한 힘 겨루기에 어이 없어하면서도 낄낄댄다. 까나리 액젓과 냉수 입욕, 야외 취침은 '고생 버라이어티'의 시초가 됐던 '1박2일'을 대표했다. 하지만 시즌2에서 예능인들이 대거 빠지고, 배우들과 가수로 이뤄진 상황에서 '1박2일'은 초심을 잃었다. 악덕 PD때문에 고생스런 1박2일을 보낸다기보다 쪽수와 논리를 앞세워 PD를 이겨먹는 멤버들에 재미는 반감됐다. 여자 시청자들은 남자들의 용기있는 고생에 박수를 보내지 논리적이며 피해가려는 남자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결국 '일밤'의 부활과 함께 쓸쓸한 종영을 맞게된다. 그랬던 '1박2일', 시즌3로 돌아오면서 확 바뀌었다. 더 가혹한 복불복과 냉정한 제작진 참견은 멤버들을 더욱 유치하게 만들었고, 이는 시청률로 이어졌다. 급기야 지난 3월 9일 금연여행으로 최고 시청률을 찍었던 '1박2일'은 점잖았던 영화배우 김주혁도 '니코틴패스(니코틴+소시오패스)'로 만들어버렸다. 여자들은 금연이 주는 남자들의 고통의 리얼함에 빠져들었다. 고생 버라이어티의 초심으로 돌아간 순간이다. 이로써 옛 명성을 되찾았다.
여자들이 지독히도 싫어한다는 남자들의 군 이야기를 다룬 '진짜사나이'. 여성들이 주시청층이다.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들이나, 애인을 군에 보낸 고무신녀에게 '진짜사나이'는 예능이면서도 고급 정보 프로그램이다. 매회 군대 생활과 관련된 용어들과 지침이 등장하는가하면 병사들끼리 전우애는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보여준다. 거기에 군대 식단, 군대리아 음식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듬뿍 받았다. 아들이나 남자친구가 휴가나오면 함께 이야기할 꺼리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구멍병사' 샘 해밍턴, '긍정병사' 류수영, '열혈병사' 장혁 등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2로 이어오며, 헨리의 등장은 화룡점정이라 할 만하다. '상사가 곧 법이다'라고 할 정도로 엄격한 내무반에서 헨리의 귀여운 행동은 여성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시즌1부터 남아있는 출연자들이 병풍으로 전락했다. 비록 5박6일의 촬영을 마친 후에 돌아오는 멤버들에게 '리얼'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테지만, 적어도 상병을 단 김수로 앞에 선 이등병 헨리와 케이윌은 긴장해야하는 게 아닐까. 연예인 선후배가 아니지 않는가. 계급장을 뗀 군 이야기는 더이상 군대 이야기가 아니란 것쯤은 여성 시청자도 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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