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조상우(20)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는 2년전 '와일드 씽'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았다. 공만 빨랐다. 지금은 영점이 잡혔다. 눈이 살아 있다. 던지려는 곳을 계속 노려보고 던진다. 타자들에게 '내 공을 칠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달려든다.
전문가들은 "조상우를 잘만 키우면 괴물 투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1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질 줄이야
조상우는 2013년 신인 선수 지명에서 1라운드 1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조상우는 대전고 재학중이었다. 키 1m86, 체중은 90㎏후반대. 허벅지는 그때도 지금 처럼 두꺼웠다. 29인치(약 74㎝)로 웬만한 여자 허리 보다 굵었다. 이미 그때도 최고 구속은 150㎞ 이상을 찍었다.
하지만 제구력이 따라주지 않아 공이 들쭉날쭉했다. 상대,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릴리스포인트가 제각각이었다. 변화구가 손에서 빠져 타자 머리 높이로 날아오는 게 다반사였다.
넥센은 그런 조상우를 미래를 보고 선택했다. 염경엽 감독은 뽑을 당시에 "키워볼만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잘 따라와주면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정도였다.
탁월한 신체조건, 두둑한 배짱, 그리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갖고 있었다.
염 감독은 2013년 조상우를 2군에 버려두지 않았다. 1군 경기에 많이 투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1군에 달고다니면서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또 이강철 수석코치를 붙여서 조상우의 투구 밸런스를 잡아주도록 만들었다. 힘만 앞세우는 투구가 아니라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몸에 무리를 덜 주면서도 150㎞이상의 공을 던
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장석이 찍었고, 염경엽이 키운다
조상우는 2014시즌 초반 국내야구가 가장 기대를 걸어도 될 선수가 돼 버렸다.
그는 12일까지 7경기에 등판 1승2홀드 평균자책점 5.00(9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9일 KIA전에서 1이닝 4안타 3실점, 12일 한화전 1⅓이닝 1안타 1실점했다. 상대 타자들에게 좀 맞기 시작했다. 아무리 빠른 속구도 스트라이크존 중간에 몰리고 눈에 익으면 맞게 마련이다. 그래도 조상우는 씩씩하게 공을 뿌려댄다. 두들겨 맞더라도 이닝을 끝낸다.
조상우는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가 찍었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넥센의 차세대 투수다.
염 감독은 요즘의 조상우를 보면서 "조상우는 내 기대이상으로 해주는 선수다. 이제 우리 불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이제는 타자에게 맞아도 계속 키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조상우는 선발 투수 다음에 나와 2~3이닝을 버텨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상우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3년 신인 선수 지명 때 최고 기대를 모으면서 NC 다이노스에 우선지명된 윤형배는 아직 1군 경기에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염 감독은 현재로선 조상우를 차세대 넥센의 마무리 투수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다. 빠른 공과 무표정 그리고 강한 승부근성을 두루 고려하면 마무리에 잘 어울린다고 봤다.
그는 "아직 조상우의 미래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일단 불펜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우선이다. 그리고 뒤로 가든, 앞으로 가든 진로를 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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