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피해자들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대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해 납세자연맹이 반발하고 있다.
소관부처를 포함한 정부 부처와 정치권들도 '이성적 판단'을 촉구했고, 혈세낭비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잇따랐지만 국민건강권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실을 왜곡하고, 소송으로 막대한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작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 제기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14일 "건보공단이 제기하는 소송은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로 이미 의미를 상실, 본안 심리 없이 각하당할 가능성 높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연맹은 2003년 법원에서 각하된 프랑스 담배소송을 인용, "건보공단은 제 3자적 기관으로서 환자를 대신해 질병에 따른 손해에 대해 배상금을 청구할 권한은 없다"면서 "오히려 공단 입장에서는 환자가 암으로 죽으면 미래 진료비가 감소되는 측면도 있어 보험재정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선택 회장은 "술 먹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보험회사가 술회사와 자동차회사에 각각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이없는 소송"이라고 비판했다.
또 "건보공단은 소송을 통해 기존의 방만, 부실경영에 대한 공공개혁의 칼날을 비켜가는 동시에 수뇌부의 정치적 야심을 위한 수단으로 이번 소송을 활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강하게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렇지 않다면 패소가 확실한 사안을 승소가 가능한 것처럼 둔갑시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 "국민을 기만하고 고의로 혈세를 낭비하는 것으로 직무유기에 해당된다면 공단 패소 때 직무유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담배회사의 정보 은폐와 위증 위법성을 인정해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한국의 건보공단은 한국과 미국이 법제가 다르고 담배와 암과의 인관관계를 인정해서 승소한 것이 아닌데도, 이 사례를 예로 들어 마치 자신들도 승소할 수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납세자연맹은 "건보공단이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면 소송으로 인한 막대한 행정력과 예산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당장 소송을 취하하라"면서 "국민건강증진기금 중 건강보험에 지원되는 1조631억 원을 원래취지대로 금연사업에 지출하라"고 건보공단에 촉구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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