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스토리]
세월호 참사 6일째, 기약없는 구조 소식과 사망자 수만 늘어가는 침통한 뉴스들 가운데 정일우의 기부 소식이 들렸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후원개발팀 소속 최재봉씨는 통화에서 "오늘(21일) 오전 정일우씨에게 전화가 와서 3천만원을 기부하겠다고 하더라. 워낙 큰 금액이라 기부자를 확인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정일우'라고 이름을 밝혔다"며 "집주소도 물어보고, 직업도 물어보는데 '배우'라고 하더라. 처음에는 제대로 듣지 못해서 얼굴이 매치가 안됐다. 그러다 혹시 '내가 아는 배우 정일우씨 맞느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매니저분이나 대리인이 전화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직접 입금을 한 경우였다. 소속사도 몰랐다고 하더라"며 "(알려진 이유는) 잘 모르겠다. 요즘 기자들로부터 스포츠스타들이나 연예인들이 혹시 기부를 하는 지 묻는 취재가 많았다. 김광현 선수도 기부를 했었고, 그래서 누군가 정일우씨가 기부한 사실을 알려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일우가 무슨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뉴스를 보다가 마음이 안좋아서 조그만 성의라도 보이고 싶었다고 하더라. 피해자 가족들과 구조활동을 하는데 써달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정일우의 기부금은 세월호 피해 현장에 있는 피해 가족들의 지원 물품과 치료에 쓰일 예정이다. 정일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일우의 기부 소식을) 우리도 몰랐다. 협회 측과 통화한 기자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일우가 원래부터 선행을 해왔다. 알리지 않고 조용히 해왔는데, 이번에 알려져서 본인도 당황하고 있다. 회사를 통해 기부해도 되는데, 굳이 본인이 직접 냈다는 것은 그만큼 조용히 기부하고 싶었던 것 아니냐"며 말을 아꼈다.
과거 정일우는 자신의 팬클럽 '일우스토리'의 기부 활동에 몰래 동참했다가 뒤늦게 밝혀진 바 있다. 성금의 출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밝혀지게 된 것. 또 데뷔 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보육원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 때마다 늘 자신을 응원해줬던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과 기자들에게까지 일일이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알았던 그. 아직 스물 여섯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올바르게 쓸 줄 아는 그의 선행이 예쁘다. 꽃보다 아름다운 마음이 21일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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