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하면 SK 와이번스였다.
SK가 지난 2007~2008년,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였다. 전임 김성근 감독 뿐만 아니라 현 이만수 감독도 수비에 대한 기본기를 강조한다. 그동안 SK의 내야진을 책임졌던 정근우 박진만 최 정 나주환 등은 최고의 수비 실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외야에도 김강민 박재상 조동화 등 안정된 수비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1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SK는 기본기, 또는 초심을 잃은 듯한 수비로 경기를 그르쳤다. 무려 8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실책(fielding error) 7개와 송구실책(throwing error) 1개였다.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실책 기록이다. 종전 한 경기 팀 최다실책은 7개였고,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00년 8월15일 부산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현대 유니콘스가 기록했다. SK는 팀 창단 이후 종전 한 경기 최다 실책이 5개였는데, 그보다 3개를 더 범했다.
1회말 수비때부터 내야진이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1회초 선취점을 뽑은 SK는 1회말 수비때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 2개로 4점이나 내주며 흐름을 빼앗겼다. 1사 2,3루서 나지완에게 2루타를 허용해 1-2로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신종길의 유격수 땅볼을 김성현이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1사 2,3루로 상황이 악화됐다. 안치홍의 중전적시타, 3루수 땅볼로 3-1이 됐고, 계속된 2사 2,3루서 차일목의 땅볼 타구를 김성현이 또다시 놓치는 바람에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1-7로 뒤진 4회말에는 2사 2루서 선발투수 레이예스의 2루 견제 악송구가 나왔지만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5회 유격수 김성현이 또다시 실책을 저질러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무사 1루서 박기남의 땅볼을 놓쳐 무사 1,2루가 됐고, 계속된 1사 1,2루서 나지완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스코어는 1-9로 벌어졌다.
6회에는 3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1사 1,3루서 이대형의 땅볼을 2루수 나주환이 놓쳤고, 계속된 1사 1,2루서는 바뀐 유격수 신현철이 필의 땅볼을 더듬거리는 실책을 범했다. 계속된 1사 1,2루서 이종환의 땅볼 타구를 나주환이 또다시 놓치면서 실점이 이어졌다. SK는 6회에만 4안타, 1볼넷, 3실책으로 7점을 내줬다.
SK의 실책 퍼레이드는 결국 한 경기 최다 기록이라는 불명예로 이어졌다. 6회까지 7개의 실책을 범한 SK는 7회 KIA 선두타자 이대형의 땅볼을 유격수 신현철이 놓치는 바람에 추가 4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날 SK가 기록한 20실점 가운데 투수의 자책점은 8개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실책으로 인한 폐해가 무척이나 컸다.
SK의 대량 실책 덕분에 KIA는 지난 2001년 이름을 해태에서 바꾼 이후 한 경기 최다인 20득점, 19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SK는 2대20으로 패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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