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동안 볼넷 6개. 볼넷이 이어지면서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맞았는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화 이글스 좌완 투수 유창식 얘기다.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 유창식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안타 4개를 허용하면서 볼넷을 6개나 내줬다. 보통 볼넷이 많아지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집중력을 잃게 된다.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 수비수들도 지치게 되고, 제구력 난조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유창식은 실점 위기에서 거짓말처럼 뚝심을 발휘했다.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후에 갑자기 흔들렸다. 6번 황재균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7번 강민호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2루에서 다시 8번 문규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세 타자를 연속으로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하지만 유창식은 무슨 문제가 있었냐는 듯이 롯데 9번 김민하를 볼카운트 2B1S에서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초에도 볼넷 2개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다시 김민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 이닝을 마감했다. 5회초에도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주면서 만루가 됐지만 후속타자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분명히 운이 따랐다고 봐야겠지만, 집중력이 있기에 가능한 위기관리 능력이다. 한용덕 한화 단장 특별보좌역은 "쉽게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직구 구위가 워낙 좋아 핀치 상황에서 상대타자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창식은 이날 106개의 공을 던졌고, 이 가운데 88개가 직구였다. 직구 비중이 83%나 됐다. 최고 149km를 찍은 빠른 볼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유창식은 이날 직구 외에 커브(3개), 슬라이더(12개), 체인지업(3개)을 던졌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유창식은 '제2의 류현진'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빠른 볼을 갖고도 제구력 불안해 미완의 기대주에 머물렀다. 2012년 6승(8패)이 개인 최다승이고, 지난 시즌에는 5승(10패)에 평균자책점 6.78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까지 유창식은 6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져 볼넷 29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1개에 육박하는 볼넷이다. 올 해 피안타가 25개. 안타보다 볼넷이 더 많았다.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와 앤드류 앨버스가 부진한 가운데 유창식은 현재 한화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다. 유창식은 이날 평균자책점을 2.12에서 1.82로 낮췄다. 지난 3년간 평균자책점이 6점대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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